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 구미시장 행보 반발···“범죄기업에 머리 조아려”

노조, "아사히글라스에 감사 전한 행보, 해고노동자 두 번 죽이는 일"
장세용 구미시장, 지난해 3월 해고 문제 해결 약속
시장, "노사문제 해결" 요청에 아사히 "각국 법령에 의거해서 대응"

16:02

지난해 3월 구미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본사 방문을 약속했던 장세용(66, 더불어민주당) 구미시장의 행보를 두고 해고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 1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아사히글라스와 도레이 본사를 방문했다. [사진=구미시]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 1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아사히글라스와 도레이 본사를 방문했다. 장 시장은 일본 방문 중인 16일 SNS를 통해 “구미에 투자하고 있는 AGC 및 도레이 본사를 방문하였습니다. 대표와 임원을 만나 구미 투자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추가 투자를 요청하였습니다. 잘 마무리하고 돌아가겠습니다”는 글도 올렸다.

1심에서 아사히글라스가 직접고용 당사자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회사 쪽 항소로 해고 생활을 6년째 겪고 있는 노동자들은 충격을 받았다는 성명을 냈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장세용 시장은 후보시절 당선되면 아사히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랬던 시장이 약속과 달리 일본으로 가서 아사히글라스에 감사를 전하고 손을 내민 행보는 해고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사히글라스와 도레이는 전범기업이다. 아사히글라스는 178명의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불법파견 범죄를 자행해서 검찰에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불법파견 범죄기업”이라며 “구미시민인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는 기업에게 “법을 지켜라!”고는 못할망정 도리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장 시장은 지난해 3월 아사히글라스 일본 본사를 방문해 해고노동자 복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미시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장 시장은 아사히글라스 본사를 방문해 “노사문제도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본사 차원의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고, 아사히글라스 쪽은 “당사에 대한 관심에 감사하며, 노사문제는 각국 법령에 의거 대응하고 있으며 원만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검찰은 아사히글라스를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이 “아사히글라스가 직접고용 당사자”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회사 쪽이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아사히글라스는 2015년 6월 30일 하청업체 지티에스와 도급계약을 해지했다. 지티에스 노동자 138명이 노조를 결성한지 한달 만이었다. 그해 7월 21일 노동자들은 구미고용노동지청에 회사를 부당노동행위·불법파견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올해 2월에야 파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17년 9월 22일 노동부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78명을 11월 3일까지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를 내렸지만, 아사히글라스는 이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