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관리자 김모 씨의 등장=노조파괴 논란

보건의료노조 주최 노조탄압 피해 증언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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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16:38 | 최종 업데이트 2016-02-05 12:28

대전 을지대병원이 노조와 교섭을 앞두고 특별채용한 행정부원장 김모 씨와 관련해 ‘노조파괴 전문가’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씨가 노무관리자로 등장했던 사업장 노동자들이 모여 피해를 성토했다. 대전성모병원(1996년)과 중부도시가스(2003년), 부천세종병원(2005년), 유신코퍼레이션(2010년), 대구시지노인병원(2012년), 청주시노인전문병원(2014년) 등은 사측이 채용한 김씨와 더불어 설립인가가 취소된 창조컨설팅이 거론돼 노조파괴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민주노총 대전본부와 보건의료노조는 김씨가 사측 관계자로 근무했던 노동현장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실체를 밝히는 노조탄압 증언대회를 20일 오후 3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미조직위원장은 “대전 을지대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은 여러 사업장 노조탄압 양상과 유사하다”면서 “탄압을 극복하고 민주노조를 지켜나갈 방안을 찾고자 증언대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증언에는 이근선(부천세종병원), 최영숙?박복희(청주시노인전문병원), 백범기(대구시지노인병원) 씨가 나섰으며, 이정훈(유성기업) 씨는 창조컨설팅을 동원한 노조파괴 사례를 전했다.

김동기

181일 파업 부천세종병원

이근선 보건의료노조 세종병원지부장은 2005~6년 일어났던 부천 세종병원 노조탄압 사례를 전했다. 이 지부장은 “세종병원은 2005년 교섭 도중 단체협약을 일방해지 하고 단체협약안 개악 고수, 교섭 불참 등 불성실하게 교섭했을 뿐만 아니라 노조탈퇴 강요, 38명의 용역깡패를 고용해 조합원 감금과 폭행, 소화기와 소화전 분사, 노조활동 방해, 무차별적인 고소고발, 파업한 조합원 징계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당시 세종병원 노사갈등은 용역업체 직원의 폭력성으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으며, 노조는 181일간 파업을 비롯해 쇠사슬투쟁, 릴레이단식, 집단단식, 삼보일배 등 고된 투쟁을 했다.

극심한 노사갈등 중심에 병원과 김씨가 있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김씨가 경영지원실장으로 채용되고 병원은 집중적인 노조탈퇴 공작과 농성장 침탈, 노조사무실 전기 끊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으로 30명 무더기 고소고발, 파업참가자 10명 징계위 회부 등 노조파괴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등장한 어느 사업장마다 명예훼손, 업무방해로 시비를 거는 것은 동일하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노조파괴를 위해 김씨를 채용하고 몰상식한 노사관계를 추진하는 병원 측이다”고 전했다.

2년째 노사갈등 극심 청주시 노인전문병원

청주시 노인전문병원은 2014년 초 시작된 노사갈등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병원 측은 2015년 6월 일방적으로 폐원했고, 현재 청주시가 새 운영자에게 민간위탁을 하는 과정에서 권옥자(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충북지역지부 청주시노인전문병원분회) 분회장이 해고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청주시청 앞에서 15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병원 측은 2014년 5월 기존에 없던 행정부원장직을 신설하고 김씨를 채용했다. 마찬가지로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한 폭력사태, 근무형태 일방 변경, 조합원 징계와 해고 등 노사갈등이 일었다. 충북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는 같은 해 병원 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판정했다.

분회 조합원 최영숙, 박복희 씨는 증언에서 “김씨는 이유 없이 꼬투리를 잡아서 정직과 해고를 남발했고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극심하게 차별했다”면서 “추운 겨울 휴식시간에 비조합원은 이불 덮고 잠을 자도 ‘그럴 수 있다’면서 조합원에게 이불조차 주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식사를 할 때도 조합원은 찬밥을 먹게 하고 비조합원은 따뜻한 밥을 먹게 했다”면서 “카메라와 녹음기 등을 사용해 비조합원을 시켜 조합원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도록 하고 우리를 감시했다”고 말했다.

106일 파업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

백범기 전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 사례를 소개하기 전 “2005년 노조를 결성할 때 150명 가운데 130명이 노조에 가입했는데 현재 20여명이다. 증언하러 오면서 착잡했다”고 심경을 전하며, “이후 다른 사업장에 노조파괴가 일어나면 안 된다는 바람뿐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립병원인 대구시 시지노인전문병원은 최저임금 위반, 13여억 원의 임금체불 등으로 노사갈등을 겪다 2011년 10월 김씨를 직제규정에도 없는 행정부원장으로 채용하면서 갈등이 증폭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경북지방노동위가 2012년 5월 “병원 측이 불이익처분 시사, 임금 위협, 해고협박을 통한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판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2012년 7월 직장폐쇄를 단행해 노조는 106일간 파업으로 맞섰으며, 같은 해 10월 노사합의로 일단락됐다.

백 전 본부장은 “김씨가 등장한 곳은 행태가 비슷한데, 채용되자마자 회식부터 해서 노조를 모욕하고 길들이기 시작한다”면서 “먼저 각 부서 책임자를 모아 포섭과 회유로 노조를 탈퇴시키고, 이들에게 지시해 조합원 탈퇴 공작에 나선다”고 말했다. 또, “김씨가 노조를 계속 도청해서 노조가 음악을 틀고 회의를 하기도 했다”는 사례도 전했다.

그는 “김씨는 노사합의 즉시 병원을 빠져나가는 인물로 노사관계 파탄의 책임자는 병원과 병원장, 그리고 책임지지 않는 지자체이다”고 강조했다.

노조파괴 자료 반 트럭 유성기업

이정훈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영동지회 전 지회장은 김씨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관계있다는 의혹이 있자 창조컨설팅을 중심으로 사측의 노조파괴 행태에 대해 설명했다. 유성기업은 2011년 5월 ‘밤에는 잠 좀 자자’며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둘러싸고 노사 교섭을 하다가 사측이 직장폐쇄를 하고,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한 집단폭력 사태로 물의를 빚었다. 이와 관련해 사업주 유시영 씨 등 8명은 불법 직장폐쇄와 부당노동행위 등 노조법 위반 혐의로 형사재판 중이다.

이 전 지회장은 “사측과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자료가 1톤 트럭 반이나 나왔는데 120가지 범죄로 기소된 사업주 유시영 씨 재판과정에서 아직도 자료가 나오고 있다”며 “전 조합원 징계, 조합원 80여명 출근정지 3개월, 25명 해고 등 아무리 노조를 탄압해도 국회의 문을 두드리고, 농성 등 투쟁을 하니까 노조파괴 증거자료가 나오고 이 책임을 물어 노조가 승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 을지대병원 노동자들은 지난 해 11월 28일 노조를 결성했다. 병원 측은 올해 1월 1일 노사 교섭 중에 김씨를 행정부원장으로 특별 채용했다. 보건의료노조가 김씨에 대해 ‘노조파괴 전문가’라며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자, 병원은 ‘모욕 및 명예훼손’이라고 맞서고 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 정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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