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 가족·집주인까지 채무자로···3억 4,000만 원 가압류 결정

법원, 해고노동자 19명 부동산 등 가압류 결정
한국게이츠, 공장출입금지 이어 업무방해 가처분
"무분별한 가압류 부도덕하고 악랄한 살인적 행위 규탄"

16:32

공장 재가동을 요구하며 한국게이츠 앞에서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이 재산 3억 4,000여만 원을 가압류당했다. 가족은 물론 집주인까지 채무자로 잡혀 무분별한 가압류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지난해 말부터 1월까지 한국게이츠가 해고노동자 19명을 상대로 세 차례에 걸쳐 제기한 부동산 가압류, 채권 가압류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게이츠는 공장 앞에서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의 업무 방해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가압류 금액은 모두 3억 4,000여만 원이다. 일부 노동자에게는 전세, 임대보증금까지 가압류하면서 가족, 집주인까지 제3채무자로 잡혔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이 사건 부동산 가압류 신청은 이유 있다”고만 설명할 뿐, 사측이 요구하는 손해배상채권 금액은 알 수 없다. 때문에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는 앞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물론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가압류가 계속될 거로 보고있다.

또 한국게이츠는 지난해 공장 출입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5,000만 원 배상을 청구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3일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게이츠 측은 한국게이츠 해산 결정 이후 노동자들이 회사 청산 업무를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핑계 폐업’ 등 구호는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며, 허위 사실과 소음으로 원자재를 반출하려는 업체가 접근을 꺼리도록 업무를 방해했다고도 했다.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은 “지난 추석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이번 설을 맞이했다. 무분별한 가압류를 인정한 법원에 분노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악랄한 자본이 해고도 모자라 가족과 친지, 집주인까지 건드리는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해고자마다 가압류 금액도 다르고, 그 기준이 무엇인지, 사측이 주장하는 손해가 얼마만큼 인용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채 지회장은 “우리도 국민이고 시민이다. 국가와 대구시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대구시장의 신년사에 노동자는 없었다”며 “김진숙 한진중공업 해고자가 35년을 꿋꿋이 걸어온 거처럼 저희도 다시금 해고가 쉽게 남발하지 않도록 하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일 오전 10시 한국게이츠 대구시민대책위,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구민중과함께와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투기 자본 블랙스톤은 무차별적인 가압류를 철회하고 공장을 정상화하라”며 “대구시는 한국게이츠 사태 해결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가압류 결정으로 해고노동자는 물론 가족, 가까운 지인까지 고통으로 짓눌리고 있다. 가족과 생계를 걸고 싸우는 한국게이츠 노동자 19명을 주저앉히겠다는 부도덕하고 악랄한 살인적 행위”라며 “우리는 이미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갑을오토텍에서 손배가압류의 비극적인 결말을 봤다. 대구시는 말로만 지역 경제를 떠들 것이 아니라, 한국게이츠에 사회적 책임을 분명하게 물으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해고노동자 노길현 씨의 아내 연송하 씨는 “이 상황이 불안하고 사실은 무섭다. 단박에 회사를 폐업하고, 여전히 현대자동차 납품도 하는데 우리 신랑이 무슨 업무방해를 했을까”라며 “가압류를 인정한 판사에게 이번 사태가 자세히 들여다볼 일이 아닌지 묻고 싶다. 판사도 보지 않은 것을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다. 훗날 우리 아이들이 지금 우리와 같이 먹튀 외국 자본으로부터 상처와 좌절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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