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폐업 철회’ 요구 노동자 공장 출입 금지 가처분 신청

출입 금지, 폐업 절차 방해 금지 등 5,000만 원 청구

14:40

한국게이츠가 폐업한 달성공단 공장에 남아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공장 출입, 폐업 진행 방해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지난 7일 한국게이츠는 금속노조와 공장 폐업으로 해고된 노동자 등 모두 28명을 상대로 출입 금지 등 가처분을 신청하며 배상액 5,000만 원을 청구했다. 지난 6월 26일 게이츠 본사가 폐업을 통보한 이후, 일부 노동자들은 공장에 남아 흑자 기업의 폐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장 재가동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기사=빈 공장에 남은 한국게이츠 노동자들, ‘투기 자본의 노동자 유린 막아낼 것’(‘20.8.1))

게이츠는 공장 출입뿐 아니라 공장 내 농성을 위해 설치한 텐트와 현수막 철거, 추가 현수막, 피켓 등의 설치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또, 게이츠 측이 한국게이츠 해산 및 청산에 필요한 행위를 방해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가처분 신청 결정 후 3일 내 공장에서 나가지 않으면 집행관을 통해 퇴거하게 할 것이며, 가처분 결정을 위반하면 회당 50만 원씩, 1일 경과할 때 마다 50만 원씩 추가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국게이츠 공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오는 13일 대구시청 앞에서 한국게이츠 가처분 신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대책위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방적인 폐업을 선언하고 강제 희망퇴직을 종용한 블랙스톤 자본이 남아있는 노동자에게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며 “흑자 폐업을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공장을 떠날 수 없는 이들에게 또 한 번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게이츠 해고 노동자에게 행해지는 비상식적인 행위를 용인한다면 외국 자본 앞에 우리 국민은 기계처럼 일하다 버려져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사회적 신호가 될 것”이라며 “공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은 떠나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게이츠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지난 6월 26일 달성군 소재 한국게이츠 사업장 폐쇄를 통보했다. 한국게이츠 지분은 미국게이츠(51%)와 일본니타(49%)가 갖고 있다. 미국게이츠 최대 주주는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다. 한국게이츠는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요구하며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했고, 공장 폐업이 부당하다며 희망퇴직을 하지 않은 노동자 25명이 현재 공장에 남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 (관련 기사=“납품도, 이익도 있는데 노동자만 잘리나요?”(‘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