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산재 유족, “과로사 판정에도 청문회 앞두고 로비만…”

"쿠팡 이중적인 모습 분통...기업 이미지에 맞는 책임 보여달라"
택배대책위, 물류센터 노동자 '고용안정·임금 현실화' 요구

16:58

“쿠팡은 산재 판정 후 뉴스룸을 통해 사과한다고 보도했지만, 정작 저희에게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언제까지 국민들이 속아야 합니까. 너무나 분통하고 억울합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좋은 기업의 모습인가요. 살려고 일하러 가 죽어서 돌아오는 곳, 죽어서도 인간 대접받을 수 없는 곳에서 우리 덕준이 친구들과 가족들이 하루하루를 보내야 합니까” – 고 장덕준(27) 씨의 어머니 박미숙 씨

쿠팡 대구물류센터(칠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의 유가족이 제대로 된 사과와 과로사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 장덕준 씨의 부모님(왼쪽 두 번째, 세 번째)

19일 오후 1시 고 장덕준(27) 씨의 유가족과 택배노동자과로사시민대책위, 서비스연맹 대구경북지역본부는 고인이 일하던 경북 칠곡 영남복합물류터미널 내 쿠팡 대구물류센터 앞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씨의 어머니인 박미숙 씨는 “어제(18일) 서울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 후, 국회의원실을 들렀다. 산재청문회를 앞두고 쿠팡은 여전히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 산재 판정이 나기 전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며 “쿠팡은 우리를 더 이상 기만하지 말고 기업 이미지에 어울리게 산재 사망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난 9일 근로복지공단은 장 씨의 사망이 교대제와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로 인한 산업재해라고 판정했다. 장 씨는 하루 470kg 이상 중량물을 옮기며 만성적인 업무 과중에 시달렸다. 일용직이었지만 주6일 동안 야간근무를 했고, 사망 12주 전 평균 근무시간은 58시간 38분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당 평균 근무시간 52시간을 초과한다. (관련 기사=쿠팡물류센터 산재 사망 원인, ‘하루 470kg 옮긴 업무 과중’)

▲쿠팡 대구물류센터(칠곡), 고 장덕준 씨는 영남복합물류터미널 9동 7층에서 지원 업무(워터 스파이더)를 해왔다.

산재 판정 이후 쿠팡 측은 택배대책위와 면담 과정에서 ▲연속근무일수 제한 ▲일용직 특수건강검진 체계화 ▲개인별 시간당 생산량(UPH) 폐지 ▲야간근로 시간 제한 논의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대책위는 ▲고용안정 ▲임금 현실화 등을 기반으로 한 과로사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용직으로 일하는 물류센터 노동자는 그나마 야간노동을 해야 생활비라도 벌 수 있다. 이들에게 근무일수,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일방적인 임금 삭감안”이라며 “근로시간 제한에 앞서 고용안정, 임금 현실화부터 해야 한다. 유급 휴게시간, 유급 휴일 확대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로사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느냐는 <뉴스민>의 질문에 쿠팡 측은 “지난 9일 뉴스룸을 통해 밝힌 내용 이외에는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산재 판정 후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근로자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22일 열리는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쿠팡 대구물류센터(칠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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