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구포는 없어졌는데 칠성개시장은 남은 이유

폐쇄대상은 시장 구역에 포함된 4곳 불과
15개 동물단체 연대체 발족, “전면 폐쇄 돼야...끝까지 싸울 것 ”

21:13

‘전국 3대 개고기 시장’ 모란시장(성남)과 구포가축시장(부산), 칠성시장(대구) 중 마지막으로 남은 대구는 ‘개고기 논란 격전지’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개시장 철폐’와 관해 관련 부서에 별도 지시를 내렸지만, 폐쇄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성남과 부산의 개시장 철폐 방법을 대구시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물단체는 연대체를 꾸리고, 칠성개시장 완전 폐쇄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는 계획이다.

▲대구 칠성개시장의 한 가게 외부 뜬장에 갇힌 개의 모습(사진제공= 동물권행동카라)

현재 대구시 북구 칠성시장 일대에 있는 개고기 관련 업소는 15곳이다. 보신탕을 판매하는 식당이 5곳, 건강원이 10곳이다. 행정구역상 ‘칠성시장 정비사업 구역’에 지정된 보신탕집 3개소와 건강원 1개소에 대해 2025년까지 폐쇄 완료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최윤정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실 활동가는 “개시장 철폐를 약속했지만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폐쇄됐고, 전체에 대한 폐쇄 완료 계획은 빠져있다”며 “권영진 대구시장의 결단, 시청과 북구청의 긴밀한 협력과 공조가 필요하다. 적극적인 점검과 단속 그리고 전면 폐쇄를 위한 구체적인 정비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성남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가축시장과 달리 대구는 전면폐쇄까지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북구청 도시행정과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개고기 판매 업소들이 시장 구역 일부에 포함되어 있다. 벤치마킹을 하려고 성남과 부산 사례를 검토했는데, 성남은 해당 업소들이 모두 시장에 포함되어 있었다. 부산은 그 구역이 재건축과 재개발로 보상이 이뤄지고 업소들이 정리가 됐다”며 “대구와 상황이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가 어려워 대구시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20일 대구시와 북구청은 해당 업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해당 업주 상당수가 20년 이상 업체를 운영해왔지만 ‘반려동물 천만시대’라는 시대적 분위기로 더 이상 장사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전해진다.

또 북구청은 지난 4월 이후 세 차례 이상 칠성시장을 방문해, 외부에 살아있는 개를 전시하면 도로 무단점용으로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14일에는 외부 뜬장에 개를 보관하는 업소 8곳을 적발했다. 북구청 도시행정과 관계자는 “식용금지에 관한 법이 명확하게 없어서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며 “축산법상 개는 가축이지만, 유통과 가공‧식품으로 개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현재는 도로무단 점용으로 단속한다”고 설명했다.

남오우 대구시 농산유통과 동물관리팀장은 “북구청에서도 계속 단속을 진행할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외부에 살아있는 개를 전시하는 것을 없애고, 북구청과 대구시 관련 부서에서도 협업을 통해 2025년 철폐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행정 쪽에서는 생업이라는 상인들 말도 들어야 하니까 대화 등 단계적 노력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15개 동물보호단체는 ‘마지막 남은 칠성개시장 완전 폐쇄 위한 연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편 15일 오전 15개 동물보호단체는 ‘마지막 남은 칠성개시장 완전 폐쇄 위한 연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권영진 시장은 2020년까지 개시장을 정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시장정비 사업뿐 아니라 인접 개식용 상가 전체를 포함한 대책을 수립하고, 조속한 폐쇄를 위한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추진체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온오프라인 서명과 함께, SNS 동영상 챌린지 등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