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고객센터 노조, 다시 파업···“사측 대화의지 없어”

13:57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조가 파업 복귀 열흘 만에 다시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 및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19일까지 2차 파업을 하고, 21일 업무에 복귀했다. 이후 25일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 참여하고 29일 노사 교섭을 진행했다.

1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는 전국 7개 지역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구지회는 대구 달서구 국민건강보험 대구경북지역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차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달 2차 파업을 끝낸 이유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화의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와 교섭에서 사측이 보인 태도는 시간 끌기와 무성의로 지금과 같은 대화 방식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정부 방침에 따라 고객센터의 적정 업무수행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진행해 왔다.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업무의 공공성 유지와 처우개선을 위해 직고용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공단 정규직 노조는 비용 등을 문제삼으며 직고용 전환을 반대했다. 지난달 13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고객센터 노조의 파업 중단과 정규직 노조의 협의회 참여를 주장하며 3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제4차 회의에서 처음으로 건강보험 공단 정규직 노조와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가 모두 참여했다. 그러나 고객센터 노조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민간 위탁 유지를 비롯한 자회사, 소속기관, 직접고용 전환 등 4가지 안을 중심으로 사측이 원론적인 이야기를 반복하며 대화 진전이 없다는 입장이다.

▲1일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가 3차 파업에 돌입하며 대구를 비롯한 전국 7개 지역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교섭과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사측 태도가 대화 의지가 없다”며 지적했다.

여현옥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대구지회장은 “파업을 접으라고 할 때는 매주 한 번 성실 교섭을 약속했으나, 현장 투쟁으로 전환하자 회의 주기를 격주로 변경하려고 해 회의 시간 절반 이상을 허비했다. 또 공단 직원들 설득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을 달라고 하는 등 핑계만 대고 있다”고 말했다.

여 지회장은 “29일 노사 교섭에서 전환방식 결정시기, 직접고용 요구에 대한 공단 판단 등에 물었으나 공단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한다. 이미 정해진 답을 가지고 시간 끌기만 한다면, 이 대화가 무슨 소용이냐”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소통실 관계자는 고객센터 노조 파업에 관해 “노조가 처음 참여한 사무논의협의회의가 불과 지난 금요일에 열렸고, 대화는 이제 시작됐다”며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순 있겠으나, 사측은 사무논의협의회에서 이런 논의들이 원활히 진행되길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 파업에 따라 전체 상담원 1,600여 명 중 노조원을 제외한 650여 명을 투입하고, 대기콜은 민원인이 속한 각 지사에서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화 상담량을 줄이기 위해 단순 민원은 홈페이지와 건강보험앱(The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ARS와 URL전송 안내도 할 예정이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