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종합병원 병상 비중 가장 낮고···경북 요양병원 비중 가장 높아

대구, 전체 병상 9.4% 증가율 보이지만
상급종합병원, 요양병원, 한방병원 중심
종합병원 비중은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저

14:09

대구와 경북의 병원 병상 구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급종합병원(대구)이나 요양병원(경북)에 취중되어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는 전체 병상에서 종합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9%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낮고, 경북은 요양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48.3%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대구와 경북에서 발생하는 급성기 환자가 대구의 대형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강기윤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광역자치단체별 병상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국의 병상 수는 71만 7,847개다. 2017년 대비로 2.3%p 증가한 규모다. 2017년 대비로 지역별 증가율을 보면 세종시가 53%p 증가했고, 대구가 그다음으로 많은 증가율(9.4%p)을 보였다. 반면 경북은 3.8%p 감소해서 강원(6.7%p), 광주(5%p)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감소율을 보였다.

종별 병상 구성을 보면 전국 71만 7,847개 중 요양병원 병상이 38.5%(27만 6,736개)로 가장 높고, 병원 19%(13만 6,644개), 종합병원 15.1%(10만 8,473개) 순이다. 2017년부터 지난 5년 사이 가장 극적인 증가율을 보이는 종별 병상은 한의원과 한방병원 병상이다. 한의원 병상은 2017년 3,098개에서 올해 6월 5,227개로 11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방병원 병상은 2만 182개에서 2만 8,401개로 40.7%p 증가했다.

다른 의료기관 중에선 병원급 병상이 19.3%p 줄었는데 이는 2017년까지 일반 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분류하던 정신병원 병상이 따로 분류되었기 때문이어서 정신병원 병상을 합하면 오히려 15.1%p 가량 증가했다.

▲자료사진 [사진=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 전체 병상 9.4% 증가율 보이지만
상급종합병원, 요양병원, 한방병원 중심
종합병원 비중은 전국 광역지자체 중 최저

대구는 2017년 대비 병상 증가율이 세종시를 제외하면 가장 높아서 긍정적으로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전체 병상 규모는 전국 일곱 번째(3만 9,790개, 5.5%) 수준에 불과하다. 인근 경북과 합하면 11.5%(8만 2,872개)로 늘어나지만 경북 병상 중 절반 가까이(48.3%)가 요양병원인 걸 고려해야 한다.

대구는 증가한 병상도 많은 경우 상급종합병원이나 요양병원, 한방병원에 몰렸다. 상급종합병원 병상이 28.6%p 늘었고, 요양병원 20.9%p, 한방병원은 373.2%p 늘었다. 의료체계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종합병원 규모에서는 9.4% 늘어나는데 그쳤다.

상급종합병원이 대구 전체 병상 중 차지하는 비중은 11.7%로 종합병원의 9.4% 보다 2.3%p 높다. 대구처럼 상급종합병원 병상 비중이 종합병원 보다 높은 광역자치단체는 서울 뿐이다. 하지만 서울은 종합병원 이상 병상이 전체 병상 중 37.1%에 달해, 20%를 겨우 넘기는 대구와는 차이가 있다.

더구나 대구 종합병원 병상 비중은 9%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낮다. 종합병원 병상이 적으면, 의료전달체계에 왜곡이 일어날 여지가 많아서 의료체계를 평가하는 중요 수치로 지목된다.

대구와 생활권을 공유하고 의료체계에서도 공조가 많은 경북이 병상은 많지만 대부분 요양병원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만큼 대구의 상급종합병원이 갖는 부담은 크다. 경북은 2017년 대비 세 번째로 많은 감소율을 보이는데, 주로 동네에서 환자를 보는 의원급 병상이 감소(23.8%p)했다.

의원급 병상이 줄었다는 의미는 경북의 환자들이 가벼운 질환으로도 병원급 이상을 찾는 일이 늘게 된다는 의미다. 가벼운 질환의 환자들이 종합병원을 찾으면, 실제로 종합병원을 사용해야 할 급성기 위급환자는 대구의 상급종합병원으로 밀려나고 치료 시간을 놓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경북은 치료에 긴급성을 요하는 환자보다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환자 중심의 병상으로 구성된다.실제로 강 의원이 공개한 평균재원일수(2019년) 현황를 보면 경북이 27.6일로 가장 길다. 병상이 많아도 대부분 환자가 입원한 상태여서 위급시에 실제 가용할 수 있는 병상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강기윤 의원은 “국민은 지역에 따른 차별 없이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가 ‘병상총량제’를 도입해 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는 의료기관 유형과 병상 공급을 조절해 지역 간 차별없는 의료서비스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