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민주당 중도·보수 인사 영입, 시작부터 삐걱?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 참석 예고된 이들 개인 사정 불참
지난해 ‘선거운동’ 한다며 비판한 대구여협 인사도 영입하려다 불발

23:18

박창달 전 국회의원 영입 이후 그를 필두로 대구·경북에서 추진되는 중도·보수 인사 민주당 영입 작업이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1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 출범식은 애초 민주당이 대구에서 중도·보수층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모습으로 기획됐지만, 참석이 예고된 주요 인사들이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거나 본인의 합류를 알린 언론 보도에 항의하는 등 난맥상을 보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중구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대구 대전환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 강당에서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출범식에는 미래발전위원장을 맡은 박창달 전 의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친형인 이재영 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는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발대식을 계기로 보수와 중도인사들에 대한 영입 작업에 박차를 가해 특정 정당 위주 정치색을 다양화하기로 했다”며 “이재명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전체 40% 이상 득표를 달성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보수·중도 인사 영입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견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실제 출범식은 참석이 예고됐던 인사들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시간상 1명에게만 수여한 임명장도 이전부터 민주당 지지활동을 해온 류진춘 경북대 명예교수에게 주어졌다. 류 교수는 미래발전위원회 상임고문으로 임명됐다.

앞서 지난 17일 미래발전위원회는 이석열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최수백 전 새마을지도자 대구시협의회 회장, 정영환 대구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상호 대구대학교 총장, 김선종 경상북도 파크골프협회장, 김재수 전 대구라이온스클럽 회장, 김정진 이글로터리클럽 회장, 박용 전 달서JC특우회장, 구순천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 수석부회장 등이 현장에 참석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모습을 볼 수 있는 인사는 없었다. 박창달 전 의원은 “이석열 부총재는 부위원장을 맡고, 김상호 총장도 상임고문을 맡는다. 다른 분들도 다 부위원장이나 고문 등의 역할을 맡는다. 오늘은 개인적 사정이 있어서 못 온다고 연락들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구순천 수석부회장의 경우엔 본인 이름이 위원회 구성원으로 알려진 것에 항의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18일 오전 구 부회장과 조율 과정에서 오해가 있다고 해명하면서 구 부회장을 위원회 구성 명단에서 제외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구순천 부회장이 소속된 대구여성단체협의회는 민주당 대구시당이 성명을 내고 비판한 단체라는 점이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해 12월 13일 ‘대구 여성 우울감 깊어가는데 선거운동이 더 급한 대구여협’이라는 비판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지난 10월 공개적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 선언한 신정옥 대구여성단체협의회장의 선거법 위반 여부 조사에 선관위가 신속히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며 “선거운동 할 땐 하더라도 품격있게 하시기 바란다. 선거철 특정 후보에 줄서려고 애쓰시는 대구여협회장님 모습을 지켜보는 대구 여성들 상실감만 깊어간다”고 비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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