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가창면 버려진 쓰레기 집서 방치된 개 구조

배설물 가득한 집에 9마리, 머리만 남은 사체도
동물단체, 달성군청과 경찰 함께 구조 나서

19:51
Voiced by Amazon Polly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쓰레기로 뒤덮인 집에 개 9마리가 방치되어 동물단체가 구조에 나섰다. 현장에는 개 사체도 발견되는 등 학대 정황도 확인되었고, 동물단체는 견주를 관련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동물단체에 따르면 견주는 쓰레기 더미와 개만 이곳에 남겨두고 다른 곳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지난 12일 동물구조단체인 러피월드는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한 쓰레기로 둘러쌓인 집에 개들이 방치돼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 확인에 나섰다. (사진=러피월드 제공)

14일 오후 동물보호단체 러피월드는 가창면에 위치한 한 가정집에 쓰레기 더미와 함께 방치된 개 9마리를 구조했다. 러피월드는 지난 12일 제보자로부터 이곳 상황을 제보받고, 현장 확인 후 이날 달성군과 경찰의 협조를 받아 다시 구조에 나섰다. 제보자는 지난해 10월 반려견 산책 중에 이곳을 발견하고 견주를 개인적으로 설득했지만 응하지 않자 SNS를 통해 문제를 알렸다.

곽동진 러피월드 대표는 전형적인 ‘애니멀호더(동물을 수집하듯 모으지만, 적절한 양육을 하지 않는 사람)’에 의한 동물학대 현장으로 판단했다. 곽 대표는 “애니멀호더는 한두 마리씩 불쌍하다고 동물들을 데려와 중성화를 하지 않아 개체수가 증식하고, 결국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쓰레기로 둘러싸인 집에 털이 엉켜 누더기인 모습으로 9마리 개들이 물과 사료도 없이 있었다”며 “집 안은 온통 배설물로 덮여 있고, 머리만 남은 사체 등 사체도 여럿 있다. 먹을 게 없어서 똥과 사체를 뜯어 먹으며 버텼던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러피월드와 함께 현장을 찾은 달성군 농업정책과 가축방역팀 관계자는 이곳에 거주하지 않는 견주와 수차례 통화하며 구조에 응하도록 설득했다. 이 관계자는 견주에게 잠긴 문을 열어 줄 것과 개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할 것을 요청했다.

1시간 만에 현장에 나타난 견주는 “불쌍한 유기견들이라 데리고 있었던 것이다. 매일 내가 사료도 주고, 애들이 챙겼다. 애들은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포기 각서에 서명했다.

가축방역팀 관계자는 “현행법상, 이런 상황이라 해도 바로 견주의 소유권 박탈을 할 수 없다. 견주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임시 격리 조치만 가능하다. 포기를 해주셔서 다행”이라며 “군청이 동물학대에 관해 수사권이 없어서 강제로 문을 열거나 할 수 없어 경찰과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곽 대표는 “개는 모두 동물병원으로 옮겨 건강검진을 하고 있다”며 “해당 견주가 동물 등록을 하지 않은 것, 제대로 돌봄을 제공하지 않고 방치한 동물 학대 행위, 자가 접종 등 수의사법을 위반해서 민원을 넣고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 14일 오후, 동물구조단체 ‘러피월드’는 쓰레기 집에 방치된 개들 구조에 나섰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