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 동물권 공약 ‘부실’

임미애, 한민정 제외, 대부분 공약 3~5개에 불과
산업 살리기 등 동물 공약이라 할 수 없는 내용도
공약 내용도 반려동물에 집중

19:11
Voiced by Amazon Polly

대구·경북 광역단체장 후보가 내놓은 동물 공약은 대체로 내용도 부실하고 그마저도 반려동물에 한정된 것으로 확인된다. 공약도 추상적이거나 거시적인 접근이라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동물보호 또는 동물권 정책이라기보다는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에 걸맞는 공약도 확인된다.

지난 26일 ‘동물권대선대응연대’가 17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 동물정책을 정리해 성명을 발표했다. 대응연대는 후보자 5대 공약, 후보별 블로그, 인터넷 기사 등을 참고해 동물복지 공약을 정리했다. 대응연대가 낸 후보별 자료에선 대구시장 후보 중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가, 경북도지사는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가 동물 관련 공약이 없었다. <뉴스민>은 해당 후보들의 선거 관계자에게 별도로 동물 공약 여부를 확인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측은 동물 공약 4개를 알려주면서, “공약이 마련돼 있는데, 공보물에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그런 식(없는 것)으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 됐다”고 답했다. 유권자들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냐는 물음에 “지면의 한계가 있다. 최근 반려동물 신문과 인터뷰를 했다”고 답했다.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 측도 “공보물에 동물 관련 내용이 있다”며 반려동물 놀이터 추가 설치 등 동물 공약 4개가 적힌 공보물을 이미지 파일로 공유했다.

문제는 동물 공약 내용이 빈약하고, 추상적인 접근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경북도지사 후보와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약 항목 자체가 3~5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대부분 반려동물에 관한 내용으로 한정됐다.

서재헌 후보는 ‘반려동물 인구 증가에 따른 각종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한다면서 어떤 제도와 인프라인지 내용 확인이 어려웠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도 인공지능 등 기술을 활용한 반려동물 산업 확장을 이야기했는데, 이는 동물보호 또는 동물권이라기 보다 산업 활성화에 해당하는 지역 경제 정책에 가깝다. 이철우 후보도 반려동물 시설과 문화 개선이나 로드킬 대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 지 알 수 없다.

반려동물에 집중된 정책은 놀이터 설치(서재헌, 임미애), 공공 동물보호센터(서재헌, 한민정), 반려동물 등록비 지원(서재헌, 임미애) 등이 대표적이다.

한민정, 신원호(기본소득당) 대구시장 후보들은 야생동물과 전시동물을 포함했지만, 대부분의 후보들이 농장동물 및 전시동물, 실험동물 등은 공약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 후보는 ▲길고양이 사료급식소와 휴식처 설치 ▲생태이동통로 설치 확대를, 신 후보는 ▲지역동물 착취적 페스티벌 및 축제 금지 ▲야생동물 서식지 보전과 거래 금지 ▲공장식 축산 점진적 폐지 지역모델 사례 발굴과 확산 등을 각각 약속했다.

동물학대 사건이 빈번해지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공약도 확인됐다. 임미애 후보는 동물학대 범죄 예방 및 재발방지를 위해 자치경찰 내 전담팀과 지자체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동물학대 범죄시 동물양육 금지 및 의무적 교육 수강명령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철우 후보 역시 동물학대 사건을 전담으로 맡는 공무원을 두는 동물보안관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동물권대선대응연대는 성명을 통해 “동물은 반려동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전시동물, 길고양이, 공장식 축산 속 농장동물, 개식용 산업 등 대한민국 사회가 만들어 놓은 동물복지 저해 문제들을 통합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역자치단체장은 시대 흐름에 맞는 생명 감수성을 갖고, 촘촘한 동물복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민관협력체계 및 행정기관 동물보호 역량을 강화하고, 동물과 공존하는 사회적 인프라 및 동물 고통을 줄이기 위한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