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쓰는 달서구 생태축복원사업, 유지용수 확보에 난항

현재 실시설계 단계... 내년 공사 완공 예정
상화로 지하 용출수 활용은 2027년에야 가능
하천수 유실방지까지 해도 수심 10cm 남짓 불과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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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가 도시생태축 복원 사업을 위한 용수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달의 생태통로를 확보하는 게 목적인데, 현재 유지용수 확보 방안으로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달서구가 추진하는 ‘수밭골천~달성습지 도시생태축 복원 사업’은 수달 생물이동통로 조성과 반딧불이 서식을 위한 생태적 기능회복 등이 목표다. 2020년 9월 환경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받은 국비 35억 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는 50억 원이다.(시비 7억5,000만 원, 구비 7억5,000만원) 현재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고,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연내 실시설계를 확정한 후 내년 중에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립생태원(멸종위기 야생생물 포털)에 따르면 수달은 족제비과에 속하는 반수생동물이다. 주로 야행성으로 수변부에 갈대나 식생이 풍부하고 먹잇감이 많은 하천이나 호숫가에서 사냥을 한다. 낮에는 육지의 은신처에서 잠을 자는데, 스스로 보금자리를 만들지 않는다. 대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굴(상수도관 등)·바위 구멍·나무뿌리 밑의 틈새 공간을 보금자리로 선택한다. 특히, 수달 주식은 대부분 어류이고, 서식하는 환경에 따라 양서류, 갑각류, 조류 등을 먹기도 한다. 수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천연기념물 330호이다.

▲ 달서구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복원계획도

때문에 수달의 이동 통로 및 서식 환경을 위해선 유지용수가 중요하다. 도시생태축 기본계획 용역 중간·최종 보고회에서도 여러 차례 유지용수 확보 방안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박종길(더불어민주당, 이곡·신당동) 달서구의원은 보고회에 참석해 지난 지난해 12월 기후환경과 행정감사에서 유지용수 확보 방안이 있냐고 물었다.

박 의원은 <뉴스민>에 “기본계획에 유지용수 확보 방안이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 수달이 서식하기 위해서는 물이 제대로 있어야 한다”며 “현재 계획대로라면 사업이 무용지물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달서구도 유지용수 확보 방안을 뚜렷하게 마련하지 못했다. 낙동강 물을 끌어오거나 하수처리 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나왔지만, 총공사비를 넘는 예산이 들어 추진하지 못했다. 현재로선 도심 도로를 지화하하는 ‘상화로 입체화사업’의 지하유출수를 활용하고, 도원지 등 하천수 유실방지를 위해 방수시트 및 저수로를 조성하는 두 방안이 유력하다.

문제는 상화로 입체화 사업 완공 시점이 2027년 4월 예정돼 있고, 지하유출수량이 1일 약 2,400㎥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하천수 유실방지를 통한 수량 확보 방안 역시 수량 예상치도 조사되지 않았고, 수량도 적다. 두 방안을 다 고려해도 폭 10m 기준으로 10cm 정도의 낮은 수심이 예상된다.

서주환 달서구 환경보호과장은 “현재로선 이 방안이 최선”이라면서 “유지용수 확보를 위해 우리도 여러가지로 고심을 많이 하고 연구를 하고 있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는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시생태축 복원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가 계속 나온다.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기본계획 최종보고회에서 전문가 의견을 전하기도 했던 추연식 경북대 생명과학부 생물학과 교수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거기에서 수달이 먹이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생태통로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수심이 불과 10cm라면 굳이 수달이 찾을 이유가 없다. 최소한 50cm는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