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택배노동자 등 150여 명, 대구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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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무책임해서 젊은 사람들이 죽었다. 서로 싸우기만 하지, 정작 시민들 안전은 등한시하는 모습에 화가 나서 왔다. 앞 독재정권과 뭐가 다른가. 국민들 하는 이야기가 안 들리는 건지, 일부러 안 듣는 건지 모르겠다” -수성구 주민 주영희 씨 (75세, 여)

23일 저녁 6시 34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대구시민추모공동행동’ 주최로 촛불집회가 열렸다. 청년, 소방공무원, 정당,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한일극장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대구시민추모공동행동’ 주최로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이태원 참사 당일 최초 신고 시각인 저녁 6시 34분 시작됐다. 심순경 대구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시민들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그러게, 왜 사람이 많은 곳에 갔냐’고 한다”며 “8년 전 세월호 참사를 통해 사회적 재난 앞에 국가가 없고 우리를 지켜줄 안전 시스템이 없다는 사실을 마주했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광수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소방지부장은 “한 명이라도 더 살려내기 위해 애쓴 그날, 소방관들은 신이 아닌 한 인간이라는 한계에 괴로워했다. 하지만 참사 현장에는 서울시장도 행정안전부 장관도 용산구청장도 없었다. 참사 현장에 함께한 유일한 지휘관은 용산소방서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산소방서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참사의 책임자를 정부만 모르고 있다. 더이상 하위직 공무원을 향한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멈추어 달라”고 말했다.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뿐 아니라 시민들의 현장 발언도 나왔다. 문윤경 한국피플퍼스트 대표는 “많은 사람이 떠밀려 죽은 건 정부가 제대로 된 안전시설이 갖춰졌는지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발달 장애인이 붕괴나 화재 등의 사고에서 어떻게 탈출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보이는 안전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우리도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택배노동자로 박광국(수성구) 씨도 현장 발언에서 “내 아들은 8년 전 별이 된 아이들과 또래이다. 그래서 이번 참사가 더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슬픔에 젖어 있을 수 없다. 추모를 넘어 분노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건 국가가 시민을 방치한 살인”이라고 말한 뒤 이태원 참사 추모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김의곤)를 낭독했다.

▲최광수 대구소방지부 지부장은 “참사 현장에 함께한 유일한 지휘관은 용산소방서장”이라며 “참사의 책임자를 정부만 모르고 있다. 더 이상 하위직 공무원을 향한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멈추어 달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 뒤편에선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공간과 참여 시민을 위한 커피차가 운영됐다.

대구시민추모행동에는 노동당대구시당, 녹색당대구시당, 대구노동세상,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경북주권연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4.16연대,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대구참여연대, 대구경북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대구청년유니온, 인권운동연대, 정의당대구시당 진보당대구시당, 10월문학회, 대구노동운동역사자료실, 노동사회과학연구소대구지회, 대구기본소득당,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어린보라(청소년페미니스트모임)가 참여하고 있다. (관련 기사 23일 저녁 6시 34분 대구 한일극장 앞, ‘이태원 참사’ 촛불집회 열려 (22.11.22.))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