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개발공사 레포츠센터 부당노동행위 정황···노조, 노동청 고소

노조, 2021년 5월 한국노총→민주노총 조직형태 변경
센터, “두 개 노조가 복수노조 형태로 존재” 이유로 불법화
노동청, “적법한 절차 거쳤다면 기존 노조 자연소멸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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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개발공사 지사 격인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센터)에서 지난해 10월 새로운 센터장이 부임한 이후 24명이던 조합원 중 23명이 탈퇴하는 등 노조 탄압 정황이 확인됐다. 센터는 법률적 판단을 받거나 유관기관 해석도 없이 2021년 노조의 조직형태 변경을 적법하지 않다고 결론내고, 이후 이뤄진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센터는 1명 남은 조합원도 파업 등을 이유로 징계대상자로 지목한 상태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대구본부 대구도시공사지부(공공연대노조)는 “센터장이 새로 온 뒤 합법적인 절차로 진행된 2021년도 파업을 일방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고 업무방해, 영업손실 등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며 “조직형태 변경이 무효이기 때문에 파업이 불법이라는데,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조합원 개인 면담 및 게시문을 통해 업무방해, 손해배상 청구, 승진대상 제외 등의 자극적인 단어로 조합원을 회유하고 압박했다. 1명 남은 조합원에게만 징계대상자 통지서를 발부하고 임금 인상 적용에서 제외시켰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 고소장을 접수했다.

▲10일 공공연대노동조합 대구본부는 대구도시개발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대구고용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 고소장을 접수했다.

노조, 2021년 5월 한국노총→민주노총 조직형태 변경
센터, “두 개 노조가 복수노조 형태로 존재” 이유로 불법화
노동청, “적법한 절차 거쳤다면 기존 노조 자연소멸 된다”

2021년 5월 한국노총 대구도시공사CW노동조합(CW노동조합)은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공공연대노조)으로 상급단체 및 조직형태를 변경했다. 센터는 ▲지난해 1월 27일자 북구청의 ‘노동조합현황정기통보서’를 확인한 결과 CW노조 상급단체로 공공연대노조가 등록되었다는 점(상하급 단체 불일치), ▲직원 확인 결과 조직형태 변경 안건 상정 사실이 없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점을 근거로 조직형태 변경이 적법하게 진행되지 않아 2개 노조가 복수형태로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공공연대노조가 이후 진행한 임금 및 단체협약, 파업이 모두 불법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대구고용노동청 설명에 따르면 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조직형태 변경을 의결했다면 기존 기업별 노조인 한국노총 대구도시공사CW노동조합은 자연소멸되고, 산별노조인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가 교섭대표 노조가 된다.

대구고용노동청 노사상생지원과 관계자는 “조직형태 변경을 노동청에 신고할 의무는 없다. 관할 구청에 기존 노조 해산 신고를 해야 하는데, 신고를 안 마쳤다고 해서 기존 노조가 유지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침상으론 일 년에 한 번 하는 정기 현황 통보에서 노조가 자진 해산 신고를 하지 않으면 행정관리청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직권으로 소멸 조치를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합원들의 진술도 노조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용순 공공연대노조 조직국장은 “노조는 조직변경 총회 회의록과 서명 서류를 갖고 있다. 조합원들이 2년여가 지난 총회의 안건을 세세하게 어떻게 기억하나. 사측이 조합원에게 확인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노동청 자문이나 법원 판단 없이 자체적으로 ‘불법적인 조직형태 변경’이라 규정짓고,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조의 교섭 요구가 있었음에도 개별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남은 조합원에게 불법 파업 참여를 사유로 징계대상자 통지서를 발부했으며, “(노조의 고소에 대응해) 불법에 대한 형사적 책임·대구도시개발공사 및 센터의 영업손해 등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민사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 “사측, 근거 없이 불법이라 주장”
센터 ,“노조에 민사적 책임 물을 예정”

10일 오전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대구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도시개발공사에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 책임자 처벌, 정당한 교섭 요구 수용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측은 대구노동청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로 진행된 2021년도 파업을 일방적으로 불법이라 주장하면서 기존에 체결된 2020년도, 2021년도 임금협약도 무효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일한 조합원인 A 씨는 “센터장이 근무 중 찾아와서 노조 활동에 대해 언급하는 등 압박이 있었고, 이는 다른 직원이 노조를 그만둔 계기가 됐다”며 “20년 동안 꾸준히 나오는 센터 매각설에 불안해도 참고 일했다. 도시개발공사의 직원이라고, 하나의 법인이라고 인정받았음에도 계속 불안한 상황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하고 레포츠센터 직원들도 포용해달라”고 말했다.

도시개발공사 레포츠센터 담당자는 “공사 사장이 바뀌고 센터장도 새로 왔다. 와서 살펴보니 노조 활동에 문제점이 있었다. 개인 면담은 없었고, 센터는 노동조합 탈퇴 등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불법파업에 적극 참여한 노사화합미참여자 1명에게는 센터 규정을 적용해 징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노조를 탈퇴한 23명은 징계유보자로 결정했다.

한편, 북구 서변동 유니버시아드레포츠센터는 2003년 열린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육시설이다. 대구도시개발공사의 지사 개념으로 운영 중이며, 직원은 40여 명이다. 대구도시개발공사에서 센터장을 포함한 2명의 직원이 파견돼 근무한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