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낙서 강아지, 주인에게 다시 돌아갈 수도···동물학대 적용 검토

동물학대 혐의 적용 어려울 수도 있어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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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 경산시에서 낙서가 된 채 발견된 강아지가 현재 보호자와 격리 보호 중이지만, 향후 수사 결과와 수의사 판단에 따라 보호자에게 되돌려 보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경산시 조영동에서 털이 밀린 채로 큐빅과 스티커를 붙여져 있고, 몸통에 ‘갈지마’라는 글이 쓰인 강아지 한 마리가 전봇대에 묶여있다는 경찰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경산시에도 수 건의 민원이 들어왔고, 4일 오후 경산시 축산진흥과 관계자들은 경찰 협조 하에 보호자와 강아지를 격리 조치했다.

축산진흥과 관계자는 “주말이었지만 정확하게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 해당 집을 찾아 강아지를 시 보호소로 인계했고, 보호자 개인정보가 있어서 동물단체 관계자 같은 민간인은 동행하지 않았다”며 “정밀 진단이 필요해서 주말 사이 동물병원으로 옮긴 상황이다. 강아지에게 큰 외상은 없었고, 건강 상태도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 지난 3일 경산시 조영동 일대에서 발견된 강아지 모습. 이마에 큐빅과 함께 ‘갈지마’라는 글자가 몸에 적혀 있고 스티커도 부착돼 있었다. (사진=제보자 제공)

경산시와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해당 강아지의 몸통엔 사인펜으로 ‘갈(구)지마'(괴롭히지 말라는 의미의 속된 말)라고 적혀 있고, 큐빅과 스티커 등이 접착제로 붙여져 있었다. 경찰은 견주를 상대로 동물학대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8조에 규정된 학대 행위는 죽음을 전제로 하거나, 또는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 살아있는 상태에서 동물 신체를 손상, 사육공간 제공 등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한 상해와 질병 유발 행위 등이다.

경산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조사 단계이지만 현재 상황만으로는 동물보호법에 규정된 동물학대로 판단하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해석에 대한 질의도 보내고, 종합적인 검토를 해서 ‘상해 행위’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보호자는 학대 행위는커녕 강아지를 좋아하고 잘 돌보고 있었다고 한다”며 “격리 기간에 대해서는 현재 (보호자가) 동의를 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시 보호소로 인계된 이후 강아지 모습 (사진=독자 제공)

현재 보호자가 경산시에 계속해서 양육 의사를 전하고 있는 상황이라 동물학대가 무혐의로 결론이 나면보호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동물보호법 14조에 따르면 학대받은 동물을 보호할 때는 수의사 진단에 따라 기간을 정하고, 최소 3일 이상 격리조치를 한다고 되어 있다.

경산시 축산진흥과 관계자는 “보호기간은 수의사 진단에 따라 결정되지만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 당분간은 보호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격리 기간이 끝나면 보호자에게 강아지를 포기할 것인지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선 보호자가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오히려 다시 데려가고 싶어하는 상황”이라며 “동물단체와 소유권 포기 각서를 썼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저희 쪽에 공식적으로 이야기된 사항은 아니다. 보호자가 그 이후에 (포기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이 바뀐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