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 비용 지불 후 ‘경산 낙서견’ 인계···재발 우려

동물권단체 케어, "구조 위해 불가피"···동물학대 혐의 경찰 수사 중
'복순이' 케어 보호소에 주말 쯤 이동, 향후 입양처 찾을 예정

19:18
Voiced by Amazon Polly

기사수정 : ‘23.3.22. 20시 35분 : 케어 측 요구에 따라 반론 수정 반영

최근 경북 경산시에서 낙서가 된 채 발견된 강아지가 학대 혐의를 받는 보호자가 아닌 동물보호단체로 인계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단체는 보호자에게 비용을 지급했고, 격리 기간 동안 발생한 보호 비용 역시 상당 부분 경산시가 부담하면서 유사 사례가 재발될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3일 경산시 조영동에서 털이 밀린 채로 큐빅과 스티커가 붙여져 있고, 몸통에 ‘갈지마’라는 낙서가 된 강아지 ‘복순이’가 발견돼 경산시가 격리 조치에 나섰다. (관련기사=경산 낙서 강아지, 주인에게 다시 돌아갈 수도···동물학대 적용 검토(‘23.03.07))

▲  지난 3일 경산시 조영동 일대에서 발견된 강아지 모습. 이마에 큐빅과 함께 ‘갈지마’라는 글자가 몸에 적혀 있고 스티커도 부착돼 있었다. (사진=제보자 제공)

경산시와 동물권단체 케어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5일 ‘복순이’ 보호자는 경산시에 포기 의사를 밝히고 케어에 소유권을 넘겼다. 케어 측은 복순이가 지역 동물보호단체로 인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역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 보호자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인계 받았다는 입장이다. 동물병원에서 보호 중이던 복순이는 당일 케어 활동가에게 인계됐다.

케어는 보호비용 등 명목으로 경산시에 10만 원을 냈고, 견주에게도 적지 않은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산시는 보호 기간에 발생한 검사비용과 입원비 등으로 60만 원 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정산이 완료된 상황이 아니어서 시가 부담하는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산시 축산진흥과 관계자는 “피부병 예방 치료와 분변에 기생충이 나와서 관련 치료를 했다. 치료비와 최소 격리 기간인 3일치 보호 비용만 동물단체에 청구했다”며 “저희도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고민이 많았고, 포기 각서 역시 효력이 있는 지 판단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보호자에게 비용을 지급한 것과 소유권 이전의 경위를 묻는 물음에 “돈 문제가 발생한 건 중간에 미친 작자들이 끼어들면서, 쓰레기들이 끼어들면서 발생한 문제이지, 소유권 포기와 돈이 연관되어 있다는 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4일 피학대견에 대한 소유권은 동물보호 활동가에게 양도됐다. 그러나 경산시는 그로부터 열흘이 더 지나서야 격리하고 있던 피학대견을 활동가에게 넘겨주었다. 학대자에게 다시 돌아갈 위험한 상황을 조성하였던 것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동물단체 곽동진 러피월드 대표는 “잘못된 사례를 남기는 것으로, 구조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행위는 잘못 됐다”며 “저희 단체는 학대자와 전혀 무관하고, 해당 단체가 저희를 일방적으로 모함하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순이 보호자의 동물학대 혐의 수사는 진행 중이다. 경산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에 동물보호법 해석에 대한 질의 답변이 아직 오지 않은 상황이라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며 “낙서에 대해 동물학대로 볼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