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장기자랑’ 대구 상영회···세월호 참사 이후, 피해자다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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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9주기를 앞두고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도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장기자랑>이 대구에서 첫 상영회를 가졌다. 4월 5일 개봉을 앞둔 다큐는 관객에게 ‘사회적 참사 이후’와 ‘피해자를 바라보는 전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소현 감독은 “영화를 통한 연대가 진상규명까지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장기자랑’은 오는 4월 5일 정식 개봉하며, 러닝타임은 93분이다. (사진=네이버영화)

29일 저녁 7시 CGV대구한일극장에서 대구4.16연대 주최로 다큐멘터리 <장기자랑> 시사회가 열렸다. 이소현 감독과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박유신 씨(故 정예진 어머니)가 참석했다.

주인공인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은 2015년 10월 희곡읽기모임으로 시작했다가 2016년 3월 결성됐다. 다큐멘터리는 우연한 기회에 연극을 접한 세월호 유가족 엄마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배역의 비중을 두고 싸우는 일상부터 ‘유가족이 이렇게 웃고 춤 춰도 되는가’라는 유가족다움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진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세 번째 작품인 연극 ‘장기자랑’은 수학여행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장기자랑을 준비하며 춤 연습을 하는 내용이다. 다큐멘터리는 연극을 준비하고 공연을 하는 엄마들의 모습을 따라가며, 세월호참사 이후 우리 사회와 유가족의 일상을 함께 담아냈다.

▲2학년 3반 예진엄마 박유신 씨는 무대인사에서 “영화는 ‘엄마들은 아파야만 하는가? 하고 싶은 걸 표현하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들이 단원고등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연극을 마무리하는 장면으로 다큐멘터리는 끝이 난다. 시작 전 무대 앞에 선 박유신 씨는 “감독님이 영화를 만드는 목표가 ‘피해자다움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들은 아파야만 하는가? 하고 싶은 걸 표현하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며 “슬프게만 말고 재밌게 봐주면 좋겠다. 워낭소리가 가장 흥행한 독립영화라는데, 그 성적을 이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신호 대구4.16연대 상임대표는 “곧 4월이다. 극단은 다섯 번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가 안전사회,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대구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4.16연대는 세월호참사 9주기를 맞아 4월 9일 부활절 예배, 10일 대구시민 기자회견, 15일 대구시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추모분향소는 15일~16일 대구백화점 앞에 마련된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