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반대 시위에 ‘돼지’ 이용 그만”···동물권단체 잇따라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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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측 주민들이 시위에서 돼지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동물권단체들이 잇따라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공사 현장에 지난해부터 돼지 머리를 두고, 돼지 바비큐 파티와 돼지 수육 잔치를 벌였다. 지난달 25일에는 미니피그 두 마리를 30만 원씩 주고 데려왔다가 ‘파양’해 논란을 빚었다. (관련기사=경찰, ‘이슬람 사원 건축지 앞 돼지머리’ 기소의견 송치(‘23.03.09))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지 진입로에 돼지머리가 놓여 있다 (뉴스민 자료사진)

지난 1일 대구동물권행동 ‘비긴’은 성명을 내고, 돼지를 이용한 시위에 반대한다고 했다. 비긴 측은 “이슬람 사원 건립 일부 지역 주민들이 돼지를 사용하여 반발심을 표현하고 있다. 돼지를 이용한 시위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다른 존재를 누군가를 향한 폭력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위다. ‘비인간동물’은 도구가 아니며,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고 지적했다.

특히 “새로운 것을 무작정 두려워하거나 혐오하지 않고,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공존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며 “비긴은 경북대 서문 무슬림 주민들과 계속 연대하겠다. 앞으로의 갈등 상황에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엔 동물권행동 카라도 성명을 내고, 혐오 대상으로 동원되는 돼지의 이용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슬람권에서 돼지를 불경스럽게 여긴다는 이유로 사람들 사이의 갈등 문제에서 돼지가 잔혹하게 계속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라 측은 “살아있는 생명체 돌봄에 대한 고려가 전무한 상황에서 입양을 결정하고, 작고 키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반품’하겠다는 입장은 동물을 물건이자 이용 도구로 취급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40~140kg까지 크는 미니피그들은 3살까지 자라며 3세 아이와 비슷한 지능을 갖고 있다. 영리한 돼지들의 행동 습성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등 돌봄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동물은 필요에 의해 ‘구매’하고,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반품’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며 “생명인 동물을 시위에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착취하는 무책임한 행동과 혐오의 대상으로 돼지를 이용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