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범죄시한 대표이사, 조양한울 파업 장기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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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소재 농기계 제조업체 조양‧한울기공 노동자 파업과 직장폐쇄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노사 실무교섭에선 양측이 합의점을 찾은 듯 했지만, 대표이사가 교섭 내용과 무관한 안을 다시 제시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노동조합은 회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표이사 구속수사와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 전면파업은 21일 기준 51일 차를 맞았다. 회사의 직장폐쇄도 50일차다.

21일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의 전면파업은 51일 차를 맞았다. 사측 직장폐쇄도 50일 차다. 노동조합 파업으로 공장은 대표이사와 가족, 비조합원으로 운영 중이다. 조합원 24명은 매일 아침 회사 정문 앞에서 피케팅과 노동청 앞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기사 “폐업도 불사···회사 없는 일자리 없다”···대구 농기계 기어펌프사 대표의 압박(‘23.05.24.))

조양한울분회와 노동청 설명에 따르면 지난 7일 노사 교섭이 재개돼 10일 의견접근안이 도출됐다. 하지만 같은날 대표이사가 교섭 내용과 무관한 안을 제시하면서 교섭이 성과 없이 파투 났다.

조양한울분회는 대표이사가 제시한 안 중 ▲손기백 분회장에 대한 고소 건을 ‘범법 행위’로 명시한 조항 ▲2년 간의 평화 유지 기간을 정하고 쟁의 행위를 금지한 조항 ▲ 2023년 임금을 기본금 10만 원 인상으로 종결한다는 조항 등을 집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두 실무교섭에서 마련한 협의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손기백 분회장은 “오늘(21일) 교섭이 재개됐지만 대표이사가 여전히 노사 교섭으로 도출한 안과 다른 안을 고수하면서 성과 없이 끝났다”며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표이사에게) 온갖 욕설을 들었다. 계속되는 사측의 위법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오후 1시 30분 조양한울 정문 앞에서 ‘조양한울 투쟁승리를 위한 금속노조 대구지부 확대간부 결의대회’가 열렸다. 조양한울분회 조합원들은 문화공연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조양한울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실무교섭 의견접근 이후 개악안을 내며 교섭 결과를 뒤집은 대표이사를 구속수사하고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용선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어렵게 합의한 내용이 대표이사가 번복하면서 무산됐다. 오늘 다시 교섭이 열렸고, 대표이사가 처음 교섭에 나왔지만 성의없게 임했다”며 “조합원들이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며 노동권마저 부정당한 게 이 투쟁의 시작이자 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교섭이 중간에 중단된 것 자체는 부당노동행위로 보지 않고 있다”며 “앞서 부당노동행위로 고소된 건과 관련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