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군민이 ‘한반도 사드 반대’ 외칠 때까지 싸우자”

성주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 11일째 이어져

11:27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11일째 촛불을 밝힌 성주군민들이 전 군민이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할 때까지 투쟁하기로 결의를 다졌다.

23일 저녁 7시, 성주군청 앞에서 11번째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가 열렸다. 평소보다 1시간 당겨진 촛불 집회는 약 30분 동안 모여드는 군민을 기다렸다. 1,500여 명이 모였고, 7시 40분께 묵념과 농민가 제창으로 촛불 집회를 시작했다.

성주군청 앞 ‘1318+…자유게시판’에는 수많은 포스트잇이 붙었다. 성주군민이 모인 카카오톡 그룹대화방에 최대 인원수 1,318명 이상 들어올 수 없게 되자, 군청 앞에 자유게시판을 만든 것이다.

자유게시판에는 “사드의 대안은 외교다”, “우리 땅은 우리가 지킬테니 사드로 니네(미국) 본토나 지켜”, “남편따라 온 성주, 이제 막 안정 찾았는데 사드가 왠말이니”, “친구들 이사가게 하지 마세요. 사드가 좋은 거 맞나요?”등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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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청 길목에는 어르신들을 위해 백안관 청원 서명을 돕는 부스,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파란 리본을 나눠주는 부스가 마련됐다.

이날은 열흘 동안 촛불집회 사회로 목이 쉰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을 대신해 도희재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총무재정분과 부단장이 약 30분여 동안 사회자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도희재 부단장은 “사실 칠곡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우리 성주에, 더구나 우리 뒷산에 사드가 온다고 하니 이렇게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 우리가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나. 이제는 대한민국에 절대 사드는 안 된다고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혹여 우리 지역에만 안 됐으면 좋겠다는 군민들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5만 군민이 똘똘 뭉쳐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를 외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군민들은 “옳소”라며 환호했다.

성주읍 예산리에 사는 천보용 시인은 자작시 ‘파란나비의 절규’를 낭송했다. 천보용 시인은 “동방예의지국은 어디로 갔는지/ 남의 집 들어갈 때 노크 한 번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가/ 아니면 노크 안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나”라는 구절을 읇자 군민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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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에 나선 한 성주군민은 “오늘 국방차관이 왔다고 하던데 뭐하고 갔는지 모르겠다. 주민의 소리를 듣는 게 정부가 하는 일인데, 주민의 말을 무시하고 있다”며 “우리 다 같이 (정부를) 규탄하자. 우리 꼭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쟁위는 내일 집회에 1명씩 더 데리고 오기로 약속하고, 약 2시간 30여분 동안의 촛불집회를 마쳤다.

오는 25일 오후7시 성주군청에서 열리는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는 성주군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를 중심으로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오는 27일 성주군 유림 단체 회원 120여 명은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민자치센터 앞에서 사드 배치 철회 기자회견을 연다.

‘NO 사드, NO 사드’라고 적힌 스티커를 자체 제작해 배포하던 한 성주군민은 “어제 1천장을 가지고 나왔는데 다 나가서 오늘 5만장을 제작했다. 성주는 일제강점기 때도 유림 어르신들이 반대해서 철도가 안 들어온 곳이다. 그런 곳에 사드가 들어온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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