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은 남녀 임금 격차 줄이는 유일한 방법”

젠더관점에서 본 최저임금 토론회, "최저임금 논의는 여성임금서부터"

10:55

임금이 낮을수록 여성노동자 비중이 높다. 때문에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남녀 임금 격차도 줄일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20일, 오후 3시 대구시 중구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회의실에서 ‘젠더관점에서 본 최저임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고용전략개발포럼 여성분과 주관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시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dsc08669

저임금 노동자 62.14%가 여성
“최저임금 논의는 여성 임금에서부터”

이정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수준 논의는 여성 임금과 그 생활비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과 비교하지 않으면 임금이 높다 낮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이 고용노동부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여성노동자 중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는 54%이지만,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58.07%로 더 높아졌다.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 2/3가 주휴수당 영역에서 발생한다.

최저임금 1.5배 미만 이하에 분포하는 여성 비율은 62.14%로 33.06%인 남성보다 두배 가량 많았다. 최저임금 1.5배 미만 이하 업종은 숙박음식점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 직업으로는 서비스종사자로 여성 노동자 편중이 심각했다.

이 연구위원은 “여성이 저임금 층의 다수인 이유는 여성 노동의 가치가 낮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 노동에 낮은 임금을 주는 또는 줘도 되는 임금 결정 구조가 있기 때문”이라며 “여성 임금을 끌어올렸을 때 남성들, 모든 노동자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전체 임금 구조를 상향 이동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dsc08631
▲이정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대구, 전국 7대 광역시 중 여성 임금 꼴찌
“대구지역 저임금 현실과 함께 이중고”

통계청 2015년 하반기 기준, 대구 여성노동자 평균임금은 159만 원으로 7대 광역시 중 최하위였다. 남성노동자 임금 대비 61.9%다.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남성노동자는 주 40시간까지 평균임금이 오르지만 40시간을 초과하면서부터 임금이 하락한다. 월급제 영향으로 이는 7대 광역시 모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반면 여성노동자는 노동시간이 늘어날수록 임금도 상승한다. 시간제 노동자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15시간 이상 노동할 경우, 대구지역 여성노동자들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지역 여성노동자들은 기존 성별 임금 격차와 대구지역 저임금 현실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dsc08664

최일영 민주노총 대구본부 정책교육국장은 중소영세사업장이 다수를 차지한 대구지역 산업 구조가 저임금을 고착화한다고 지적했다. 대구는 300인 미만 사업장이 99.1%를 차지하며, 종사자 규모도 91.5%다.

대구청년유니온이 지난해 실시한 대구지역 청년노동 실태조사 결과, 청년들이 가장 바라는 노동조건은 법정 근로시간 준수와 일한 만큼 보장받는 임금이었다. 최유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이 결과는 대구 청년들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린다는 말”이라며 “청년들에게 최저임금은 자신들의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박은정 대구여성노동자회 회장은 “20대 알바, 30대 계약직, 40대 파견직, 50대 용역직. 여성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모두 최저임금이다. 해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평균임금은 최저임금과 비슷하다”며 “최저임금의 획기적 인상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임금을 올리며, 남녀임금 격차를 축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