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3만5천 대구시민, 새누리당으로 행진...“박근혜 퇴진”

분노한 민심, KBS 취재진,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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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3 20:19 | 최종 업데이트 2016-12-03 22:52

3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도심에 모인 대구시민 3만5천여 명이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 3차 대국민 담화와 탄핵 불가론을 앞세운 새누리당에 대한 분노였다. 이 분노는 대구에 온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게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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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용태 기자]
[사진=정용태 기자]

3일 오후 5시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 주최로 '내려와라 박근혜' 5차 대구 시국대회가 열렸다. 교보문고 대구점부터 2.28기념중앙공원까지 약 550m 4차선 도로에 주최 측 추산 3만5천여 명(경찰 추산 6천 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대회 시작 전 오후 3시부터 하야하롹 페스티벌, 청소년 시국대회, 장애인 결의대회, 노동자 결의대회 등 다양한 사전대회로 대구 도심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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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청소년 시국대회,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박근혜 보다는 잘한다

학원 수업 때문에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한다며 친구들과 함께 청소년 시국대회에 참가한 류현주(16) 씨는 "당신(대통령)이 아버지를 숭배하기 위한 공원, 동상을 만들 때 저는 비싼 학원비와 생활비로 부모님을 힘들게 했다"며 "이제 더 이상 당신을 믿을 수 없다. 여러분, 오늘을 잊지 말고 죽어서도 잊지 맙시다. 악착같이 기억하여 우리의 가족이, 친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듭시다"고 말했다.

본대회에 앞서 특색있는 피켓과 구호 경연대회가 열렸다. 긴 장대에 태극기와 '박근혜 구속', '정의'라는 문구를 단 김정세 씨가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다. 김 씨는 "대한민국 정의가 바로 서려면, 정치 구석구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새누리는 당이라고도 부르면 안 된다. 언론도 JTBC 빼고는 다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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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세 씨

시국대회는 청춘의 지성 대구지부가 준비한 '하야 체조'로 시작했다. 이들은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기원하는 체조라고 설명했다. 2.28공원 앞 본무대를 중심으로 국채보상공원 방향에는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CGV한일극장 앞으로는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등 정당 당원들이 자리했다. 대회 시작 30분 만에 시민들은 주최 측 추산 1만8천여 명이 모였다.

손보경(15) 씨는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하야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손 씨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외적의 침략이 아니라, 공직자의 부정부패로 민심이 떠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지금 시험공부를 하면 저는 행복해지겠지만 제가 여기 와서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면 우리가 행복해지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집회 도중 일부 시민들은 KBS 취재진을 향해 "너희가 뭐하러 여기에 왔느냐", "찍어가도 보도도 안 하면서 왜 왔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충돌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주최 측 관계자는 "KBS 기자들도 (친정부적인) 사측에 맞서서 힘들게 싸우는 노동자들이다. 너무 그러지 마시라"고 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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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욱 씨와 두 아들

정상욱 씨는 11살, 9살 난 두 아이를 데리고 무대에 올랐다. 첫째 아들 정범희(11) 씨는 "아빠가 같이 나가보자고 해서 나왔다. 아빠한테 들은 것 중에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세월호 사건"이라며 동생과 함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세월호 추모곡을 불렀다.

정상욱 씨는 "두 아이에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더 좋은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은 추운데 나와 떠들어봐야 박근혜가 바뀌겠냐고 말한다. 그런데 박근혜가 아니라 우리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온 거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오후 5시 55분께 집회에 도착했다. 사회를 맡은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이 소식을 알리며 "국민의당은 흔들리지 말고 탄핵에 나서라"고 구호로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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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온 안 전 대표는 무대 제일 앞에 앉았다. 취재진이 몰리며 진행이 늦어지자 시민들은 안 전 대표와 취재진을 향해 "나가라"고 항의했다. 남은주 대표와 시민들은 "광장은 누구의 것인가. 대구시민의 것"이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시민들이 항의하자 국민의당은 깃발을 내렸다. [사진=정용태 기자]
▲시민들이 항의하자 국민의당은 깃발을 내렸다. [사진=정용태 기자]

시민들은 시국대회 후 오후 7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두 갈래(2.28공원-반월당네거리-수성교-범어네거리, 2.28공원-동신교-청구네거리-MBC네거리)로 나뉘어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으로 각각 4km, 3km를 행진했다.

행진 대열에는 횃불과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조형물도 등장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해고통보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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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승줄에 묶여 걸어 오는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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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청소년 시국대회, 청소년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직접 만든 '하야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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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을 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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