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화의 소녀상 설치 장소 두고 ‘추진위-중구’ 갈등

소녀상추진위, "젊은 층 유동 인구 많은 동성로에 설치해야"
중구, "동성로는 도로법 위반...다른 장소로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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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3 18:38 | 최종 업데이트 2017-01-13 18:42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두고 시민단체와 해당 자치단체가 장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13일 오후 4시,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과 대구평화의소녀상건립범시민추진위원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9) 할머니가 중구청 소회의실에서 평화의 소녀상 설치 장소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1시간가량 벌였다.

대구평화의소녀상건립범시민추진위원회는 지난 1년여 동안 평화의 소녀상 설립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추진위는 오는 3월 1일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은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소녀상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간담회 시작 전, 이용수 할머니와 윤순영 중구청장이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신효철 추진위 공동추진위원장은 “평화의 소녀상은 여성의 인권과 평화 등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이 억지로 찾아가서 보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곳에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구는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공감하지만, 추진위가 지목한 동성로 광장은 법적으로 도로이기 때문에 조형물을 세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도로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로 점용 허가 대상이 아닌 조형물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것만 인정한다.

이날 중구는 ▲동인동 국채보상공원 내 ▲동인동 중앙도서관~삼덕파출소 부근 ▲계산동 쌈지공원 내(3.1운동 만셋길 아래) 등을 제안했다. 애초 희움 일본군’위안부’역사관 앞도 제안했지만, 공간이 협소해 제외했다.

윤형구 도시관광국장은 “일본군 ‘위안부’ 아픈 역사에 대해 공감하고 소녀상 설치에도 공감한다. 역사성과 연계하여 대안을 추천했다”며 “동성로 내에도 도로가 아닌 공간이 있다면 더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소에 대한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신효철 공동추진위원장은 “동성로는 법적으로 도로이지만, 이미 광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민간단체가 해서 안 된다면 중구청이 주관해서 소녀상을 세우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윤형구 도시관광국장은 “구청에서도 소녀상을 설치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면서도 “만일 동성로에 하더라도 도로법을 위반할 수는 없다. 법을 위반하지 않더라도 소녀상은 다른 역사적, 교육적 위치를 생각해서 동성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구는 추진위가 요구한 3월 1일 평화의 소녀상 설립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의견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15년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대구시 남구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내에 이용수 할머니를 형상화한 소녀상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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