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희정 향해 “비겁하다” 독설 박원순, 성주 방문해선 “사드 반대”

문재인, 안희정 향해 “비겁”, “표 의식해” 비판
21일 오후 약 30분간 성주 방문, 주민들과 대화 나눠

14:31

박원순 서울시장(더불어민주당)이 21일, 경북 성주를 방문해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국회의원(대구 수성갑)에 이어 세 번째 성주 방문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현재까지 성주를 찾은 적이 없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7시 대구 수성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는 사드배치 철회에 유보적인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입장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정치인이 비겁하게 표를 의식해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는 왜 ‘No’라고 말하지 못하냐”고 꼬집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성주를 방문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안희정 향해 “비겁”, “표 의식해” 비판
오후 약 30분간 성주 방문, 주민들과 대화 나눠

박원순 시장은 이날 12시 27분께 매일 촛불집회가 열리는 경북 성주군 평화나비광장에 도착했다. 김충환, 이종희, 김성혜(원불교 교무)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을 포함한 성주 주민 20여 명이 박 시장을 맞았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무대 앞에 자리 잡은 박 시장은 성주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 사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성주 주민들은 최근 사드배치를 두고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 섭섭함을 토로했다. 한 주민은 “서울 민주당사에도 다녀왔는데, 민주당이 진보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 많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이 민주당에 실망했다고 호소하는 성주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종희 공동위원장도 “이석현 씨도 막말하고 그러는데, 이 엄중한 촛불 와중에도 죄송합니다만 이 지랄들 하고 있는데, 집권하면 뭘 하겠느냐”며 “집권이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정의롭게 집권하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어정쩡하게 산토끼 잡는다고 중도층 의식해서 애매모호한 입장으로, 정의롭지 않은 방법으로 집권한들 뭐가 다르냐”며 “제발 민주당에 썩은 내(냄새) 안 나도록(해달라), 민주당이 썩으면 한 당이 썩는게 아니라 우리 진보가 몰락한다”고 박 시장에게 사드배치 철회에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성주주민, “민주당 진보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실망”
박원순, “정치인이 해야 할 일 못 해 대신 죄송하다”

이에 박 시장은 “성주 군민이 사드 때문에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데 일찍 와서 위로하고 해법도 마련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종희 위원장 말씀처럼 국가 존재 이유도, 안보라는 것도 국민의 안전, 행복을 위한 것이다. 이것에 대해 정확한 인식과 해법 가지는 게 정치가 해야 할 일이고,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인데 그러지 못해 대신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북핵에 대응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는데, 사드는 너무나 일방적으로 밀실에서 해치웠다. 용납할 수 없다”며 “적어도 정치적 책임자, 기관, 특히 국회와 협의했어야 마땅하다. 지역과도 함께 협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사드반대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온전한 북핵 대책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저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북한이 핵을 더 개발하고, 더 많은 핵탄두를 가지게 되는 것, 소량화, 경량화해서 발전해가는 것을 사드는 막을 수 없다”고 짚었다.

박 시장은 “사드는 이미 만들어진 것을 요격하겠다는 것인데, 그것도 수도권 방어가 안 된다고 정부가 인정했다”며 “근본적인 건 북한 핵을 동결하고 이미 만들어진 것도 폐기하도록 해서 한반도가 핵이 없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