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한국사 교과서는 권력 교과서”

대구경북 1백여개 시민사회단체, 교과서 국정화 강행 철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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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3 15:22 | 최종 업데이트 2015-10-13 15:22

12일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행정예고한데 대해 대구·경북 시민단체가 ‘철회’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약 20일의 행정예고 기간이 지나면 11월 초 고시가 확정되어 2017년부터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는 국정화된 단일 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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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는 13일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1974년 유신독재시절 처음 도입된 국정교과서가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하였던 경험이 있다”며 “정권의 요구에 따라 교과서 서술이 뒤바뀌어 교육현장에 일대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의 역사가 지닌 위험성을 경고한 헌법재판소와 국제사회의 기준에 따라 역사교육 통제를 즉각 중단하고, 역사교육계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밝혔다.

박만호 전교조 경북지부 사무처장은 “정부가 나서서 거짓을 가르치려 한다. 5년짜리 정권 하나가 왜 이렇게 역사교육을 망치는 짓을 하느냐”며 “보수·수구의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부터 거짓에 저항하는 운동을 벌여 나가자”고 말했다.

이정찬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국장은 “박정희 정권은 역사에 대해 반공과 자본주의 발전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독립운동과 민족운동이 우리나라의 발전을 저해한 것처럼 서술하고 친일과 독재 미화가 애국의 중심인양 서술한다”며 “이번 국정화 추진은 권력교과서라고 부르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백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와 7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이들은 12일부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오는 26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왜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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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12일 국정화 고시 이유로 “역사적 사실 오류를 바로 잡고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지만, 무리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1년 안에 교과서 집필을 완료하고 감수를 거친다는 것도 무리수다. 현재 한국사 교과서가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에 따라 검정·심의를 거치는 데 2년이나 걸렸다. 또, 지난 1992년 헌법재판소가 교육의 질을 위해서라도 국정제보다 검정제가, 검정제보다는 자유발행제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교과서의 내용에도 학설의 대립이 있고, 어느 한쪽의 학설을 택하는 데 문제점이 있는 경우, 예컨대 국사의 경우 어떤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고 다양한 견해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사 교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야당도 정부의 한국사 국정화 방침 발표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13일 논평을 내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소통이 어려운 시민이 아니라 말 잘 듣는 홍위병을 키워내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도 12일 국정화 반대 긴급 성명을 내고 13일 오전 포항시에서 오중기 경북도당 위원장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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