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화재 참사, 남의 일 아냐···노숙인 주거복지 향상돼야”

21일 경상감영공원서 대구 노숙인 추모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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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2 18:03 | 최종 업데이트 2018-12-22 18:03

충북 충주가 고향인 신경식(63) 씨는 2006년 직장을 그만뒀다. 브라운관 사업이 사그라지면서 일거리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환경 관련 업체를 설립했던 신 씨는 2008년, 사업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회사를 되살릴 방법이 없었던 신 씨는 회사를 정리하고 집을 나왔다.

경기도 수원에서 노숙 생활을 시작한 신 씨는 무료급식소를 찾아 끼니를 때우고 온종일 걸어 다니는 것이 일상이었다. 걷다 보니 대구까지 도착했다. 가장 힘든 것은 잘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폐지를 주웠지만 큰돈은 되지 않았다. 방세를 내기에는 부족했다.

다행히도 신 씨는 대구시가 조성한 ‘행복나눔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행복나눔의 집에 딸린 카페에서 일도 시작했다. 신 씨의 목표는 이제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는 것이다.

▲21일 오후 6시, 경상감영공원에서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가 열렸다

21일 오후 6시, ‘2018 거리에서 죽어간 대구 홈리스추모제’가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열렸다. 추모제에는 시민 5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얼굴 없는 영정에 헌화하고, 팥죽을 나눠 먹었다. 대구쪽방상담소와 반빈곤네트워크가 준비한 추모제는 2009년부터 매년 밤이 가장 긴 동짓날 즈음 열려, 이번으로 10번째다.

참가자들은 비주택 거주 가구 수가 37만 가구로 추정(국토교통부)된다며, 열악한 주거 복지 실태를 지적했다. 비주택 거주자란, 비닐하우스, 쪽방, 고시원, 여인숙 PC방, 만화방 등 거주에 적합하지 않은 건축물에 거주하는 이들을 말한다.

비주택 거주자는 명확한 주소지가 없는 경우가 많아 대구시도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다. 다만 비주택 거주자 중 일부인 쪽방거주인은 2018년 6월 말 기준 800명이다.

이들은 “종로의 고시원 참사처럼 비주택 거주인들이 참사에 노출되고 있다”라며 “이들은 노동권도 침해받고 고금리 정책이나 금융 범죄의 덫에 걸려 신용불량이라는 족쇄에도 매여 있다”라고 밝혔다.

▲21일 오후 6시, 경상감영공원에서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가 열렸다
▲21일 오후 6시, 경상감영공원에서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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