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대회’ 지자체 후원·중계 논란…여성단체, “성 상품화 조장”

'내고장 사랑 대축제'에서 미스코리아 뽑고, 불금파티
대구시·TBC, "행사 취소 당장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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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0 16:09 | 최종 업데이트 2019-05-20 16:10

미스코리아 대구 선발대회에 대구시, 경상북도가 후원하고 지역민영방송 TBC가 중계하기로 하자 여성단체가 "성 상품화 조장"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오전 10시 대구여성단체연합,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한국여성의전화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는 성 상품화를 조장하는 행사에 예산 편성을 철회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민영 방송인 TBC도 중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대구한국일보, 엠플러스한국은 오는 24일부터 2박 3일 동안 대구시 동구 율하체육공원에서 '미스 대구·경북과 함께하는 2019 내고장 사랑 대축제'를 연다. 축제는 대구 8개 구·군, 경북 23 시·군의 우수 농·특산물, 중소기업 우수 제품을 한자리에서 선 보인다는 취지다. 대구시 5백만 원, 경북도 7천만 원 보조금을 지원한다.

축제 일정 중 '미스코리아와 함께하는 불금파티', '미스 대구 선발대회'가 포함돼 논란이다. 특히 '미스 대구 선발대회'는 TBC가 녹화 중계를 한다. 미스 대구 선발대회는 2006~2015년까지 TBC가 중계했고, 2016년부터 대구MBC가 중계했다. 지난해 대구MBC 중계는 여성단체 반발로 취소된 바 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이제 바비인형도 다양한 여성의 몸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에게 덧씌워진 강박을 없애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며 "2002년 전국적인 사회적 합의로 공중파에서 미인대회를 중계하지 않는다. 대구시는 민생경제과라는 애매한 곳에 '내고장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예산을 숨겨뒀다"고 지적했다.

정정호 대구시 민생경제과 시장활성화팀장은 "축제 부스 행사를 할 때 미스코리아가 홍보를 해주는 역할로 생각했다. (문제 제기가 있어서) 미스코리아가 행사에 참여하지 않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아예 행사 자체에서 선발한다"며 "현재는 기한이 임박해서 (취소하기 힘들고), 앞으로는 농·축산물 판매에만 보조금이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이후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TBC와 면담을 갖고 중계 취소를 요구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행사를 지상파에서 중계하는 것은 맞지 않다. TBC는 지역의 대표 방송이다. 대구시민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TBC 측은 담당 피디를 여성으로 하고, 선정성 논란을 고려해 수영복 심사를 중계할 수 없다고 주최 측에 피력해 티셔츠, 반바지 복장의 심사로 바꾸었다. 또, 편성 시간도 시청자가 적은 오전 0시 30분으로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김재욱 TBC 경영이사는 "계속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크게 고민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내부적으로 PD협회, 노조 등의 의견을 물었다"며 "(여성단체의) 우려는 경청하지만, 당장 주말 중계를 빼는 건 쉽지 않다. 내년에 사업을 추진하고 계획할 때는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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