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 포함 대구 고용친화기업, 후속조치 없고 노동자 의견 배제

경실련, "고용친화 선정 기준 허술...사업 재검토"
사업 시행 4년 동안 사후 관리 없어
대구시, 고용친화대표기업 선정 지표 재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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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3 20:11 | 최종 업데이트 2019-08-23 20:12

최근 이월드가 비정규직을 두 배로 늘리고도 대구시 고용친화대표기업에 선정된 것을 사업 재검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비정규직 증가 수치는 고용성장 지표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고용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는 여전하다.

대구시 고용친화대표기업은 지난 2016년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해 지역 청년 유출을 막고 지역 고용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대졸 초임 연봉 2,700만 원 이상, 복지제도 5개 이상 등이 조건으로 올해까지 모두 59개 지역 기업이 선정됐다.

최근 아르바이트 노동자 사고가 난 이월드는 정규직은 줄이고 비정규직 인원을 늘렸는데도 고용친화대표기업에 선정됐다. 평가 지표에 '비정규직 비율(10점)'을 반영하지만, 최근 2년간 고용 증가량, 증가율이 각각 10점을 차지한다. 고용보험 가입을 기준으로 한 고용 인원에 비정규직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대구시는 22일 보도자료 내고, 지표 선정시 정규직 대상으로만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를 기준으로 했으나, 비정규직도 포함돼 문제가 됐다"며 "일자리의 질 개선과 고용친화에 맞는 기업 선정을 위해 지표를 개선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월드 페이스북]

평가 지표는 정량 평가(고용성장성, 고용친화경영, 청년일자리, 기타) 60%와 정성 평가(청년 일자리, 고용친화경영) 40%로 이루어진다.

이 중 고용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은 '고용친화경영'이다. 정량 평가에서 50점을 차지하는데 ▲비정규직 비율 ▲최근 2년간 고용유지율 ▲복지시설·제도 ▲월평균 임금 ▲평균근속연수를 따진다.

기존 평가 항목조차 고용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경실련은 23일 성명을 내고 "대구의 대표 브랜드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이라기에는 지나치게 허술하다. '고용친화' 정도를 체감하는 노동자의 의견은 배제되고 있다"며 "이월드 사례를 감안하면 59개 기업 중 상식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선정된 기업의 '고용친화' 정도를 재점검하고, 사업 지속 여부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후 관리도 미흡했다. 대구시는 매년 대상 기업을 추가 선정하면서, 이미 선정된 기업이 '고용친화경영'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지 감독하지 않았다. 2016년 성희롱, 불법파견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국OSG, 2017년부터 성희롱, 채용비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은행이 고용진화대표기업을 유지하고 있다.

곽병길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장은 "그동안 제도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보지 못했다. 이번 계기로 전반적으로 '고용친화' 이름에 걸맞게 개편해야 할 것 같다"며 "스타기업의 경우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면 한 차례 경고하고, 일몰 제도를 시행하는데, 고용친화대표기업은 그런 규정이 없다. 성과 지표를 매년 받지만, 기준에 미달한다고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월드 경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9월 중 고용친화대표기업 운영위원회를 열고 선정 취소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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