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 만난 경북대 총학, “생활치료센터 지정, 피해 최소화해야”

19:18

경북대학교 기숙사(첨성관)가 코로나19 대구시 생활치료센터로 8일 지정됐다.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19 경증환자 격리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시가 자구책을 냈고, 경북대가 수용했다. 그러나 경북대학교 학생 일부는 지정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9일 오후 3시, 권영진 대구시장은 경북대 본관에서 김상동 총장, 문우현 총학생회장과 생활치료센터 지정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권 시장은 “대구시민이 힘들게 생활하고 경북대도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으로서 참 죄송하다. 생활치료센터가 경북대 기숙사에 올 수밖에 없었던 것도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대구시가 보유한 시설이 많지 않다. 입원을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대구 환자를 떠넘긴다는 말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감대를 형성할 시간도 못 드렸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경북대학교의 기숙사 제공에 놀라워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경북대학교 총학생회, 경북대학교와 면담을 열었다
▲권영진 대구시장,경북대학교, 경북대 총학생회가 9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지정 관련 면담을 열었다.

김상동 총장은 “학교의 주체는 학생이다. 학생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문제도 있어 이중고가 있다”라며 “치료센터 마련도 어렵다. 대구가 수용하지 않으면 다른 도시에서도 거부감을 표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경증환자를 어떻게 수용할 건지 깊은 고민을 전했다. 거점 국립대로서 역할을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문우현 총학생회장은 “학생 대표자 논의 결과, 학생회로서 안전과 학습권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과 국가적 재난 상황을 빠르게 종식해 학생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 있어서 하나로 정하지 못했다”라며 “결국 생활치료시설로 지정됐고, 학생 사이에서는 불신과 불안감이 생겼다. 결정을 바꿀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학생 요구사항을 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취재진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면담 자리에 방문하려 대학본부를 찾은 인근 주민 이동유(58) 씨는 “복현 1동 주민이다. 첨성관 바로 앞에 산다. 우리 집에 환자가 4명이다. 방역을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 불안하다”라고 호소했다.

이날 면담에 앞서 경북대학교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제공 소식이 전해지자, 경북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교 상황을 기사나 SNS로 접한다”, “무섭다”, “함께 이겨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이 달렸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가 확보한 생활치료센터는 11곳(경북 6, 충북 2, 충남 1, 대구 2)으로, 2,234명을 수용할 수 있다. 현재 생활치료센터에 1,497명이 입원했으며, 1,984명이 입원 대기 중이다. 경북대학교 첨성관은 681실이 있다.

▲대구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경북대학교 기숙사 첨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