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다가온 2차 유행···대구시, 병상·인력 확보 방안 준비됐나?

대구시 재유행 대비 계획 1판..."현장에선 준비없어"
간호사들, "5월부터 인력 확충 요구...대구시 아무것도 안 했다"
권영진, "2차 유행 대비 병상 대비책 준비해둬···같은 아픔 반복 안 해"

15:15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차 대유행 대비 추가 병상 확보와 간호 인력 충원 방안을 빨리 세워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19일 오전 11시 ‘코로나19 사회경제 위기 대응 대구공동행동’은 대구시의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보건의료분야 대구시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한 대구의료원, 대구동산병원,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사도 참석했다.

공동행동은 대구시가 발표한 ‘코로나19 2차 대유행 대비계획 제1판’을 토대로 중환자 병상 추가 확보에 대한 병원별 세부 대책과 간호 인력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일부 계획은 병원 현장 상황과 맞지 않아 보완을 요구했다.

대구시 계획에 따르면, 2차 대유행 시 942병상, 간호 인력 2,120명이 소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4교대 근무 기준(주6일)으로 인력을 계산한 것으로, 실제 5교대 근무(주5일)로 계산하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이정현 공동집행위원장은 “주 5일 근무로 3조 5교대, 방호복 착용 시 2시간마다 휴식해야 하는 걸 계산했을 때 3,986명이 필요하다”며 “현재 대구시 계획보다 2배의 인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계획(왼쪽)과 공동행동 현장 요구안(오른쪽)(자료=이정현 공동집행위원장 발제)

또 대구시는 기존 음압 시설이 있는 중환자 병상 60개에 더해 205개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실제로 1차 대유행 시기 확보했던 중환자 병상을 온전히 쓸 수 없다는 게 현장의 입장이다. 실제로 칠곡경북대병원은 중환자 병상 5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1차 대유행 시기 기계 치료가 많이 필요한 환자가 입원하면서 병상 3개만 운영할 수 있었다. 더구나 1차 대유행 시기 임시로 음압 병상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민간 병원의 경우 임시 병상을 해체해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정현 집행위원장은 “1차 때도 새로운 공간에 임시로 인공호흡기를 설치해야 했다. 새로운 병상 마련을 위한 의료 장비 마련 계획이나 공간 확보, 중환자 경력 간호사 확보 대책이 없다”며 “병원 현장에서는 전혀 준비되고 있지 않다. 병원별 세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중환자 병상 확보와 함께 중환자를 볼 수 있는 경력 간호사 확충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추가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계획은 세웠지만, 인력 확충 방안은 관련 협회(의사회, 병원회, 간호사회 등)와 협력하여 모집 가능한 인력풀을 구비한다는 것이 전부다.

대구동산병원 최호정 간호사는 “저희가 지난 5월 말부터 중환자실 간호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1차 대유행 시기는 지원 인력이 있었지만 현재는 불가능하다”며 “일반 간호사가 중환자를 보려면 6개월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5월부터 최소 3개월이라도 교육할 것을 요구했지만, 대구시가 현재까지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칠곡경북대병원 유연화 간호사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실제 근무자에게 물어보고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게 없어서 대구시 계획이 제대로 된 것인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병상과 기계를 준비하는 데는 시간이 얼마 안 걸릴 수 있지만 능숙한 간호사를 바로 준비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한 요구가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다”고 꼬집었다.

공동행동은 대구의료원 역할을 강화하고, ‘제2 대구의료원’ 설립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현 집행위원장은 “코로나 상황에도 공공의료는 중단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대구에서는 비코로나 환자가 찾아갈 공공병원이 없다”며 “동산병원 등 민간병원이 언제까지 코로나 전담 병원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제2, 제3의 감염병 대비를 위해 공공의료 확충 계획과 연구용역을 위한 예산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19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병상 부족 우려에 대해 “2차 유행에 대비해 중환자 250개, 일반병상 2,000개, 생활치료센터 3,400개 대비책을 세워뒀다”며 “중환자실은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에 17개 병상을 일반 환자를 안 받고 비워두고 있다. 정부 지정 전담병원 병상도 50병상으로 최근 줄였지만, 그럼에도 대구시는 대구의료원에 전담 병상 150병상을 준비해뒀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만에 하나 이 병상들로 부족하다는 시그널이 올 경우 각 병원이 코로나 전담 병상으로 전환하기로 했기 때문에 저희들이 지난번 병상 부족으로 인해 겪었던 아픔과 혼란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 해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