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구시민사회를 응원합니다] (19) 대구장애인인권연대, 박동균

18:59

[편집자주] ‘코로나19, 대구시민사회를 응원합니다’는 대구시민센터와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그리고 대구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공공영역에서 놓쳤거나 더 소외된 이웃을 도운 대구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각 센터 대표자나 담당자들이 진행했고, 대구시민센터의 박서영 인턴활동가가 인터뷰를 정리했다.

Q. 대구장애인인권연대의 활동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장애인 활동지원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기도 하고, 활동지원사와 이용자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 제공기관이기도 하고, 장애인의 권익옹호, 부설기관으로 맥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두어 장애인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구장애인인권연대 활동모습(사진=대구장애인인권연대 홈페이지 갈무리)

Q.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2~4월이 많이 힘든 시기였는데, 대구장애인인권연대의 상황은 어떠했나요?

처음에는 이런 상황까지 올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습니다.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이슈가 되자, 전체 직원이 신문 기사나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 후 정부지침에 따라 저희 사무실도 임시휴업을 하고 있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4월쯤부터는 이용자들이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며 소통을 했습니다.

또 저희가 후원물품을 나누어드리는 일을 했는데, 장애인은 코로나19의 사회적 고립 영향으로 특히 취약하고 밖에 나가기 어려우니까, 컵밥이나 라면 같은 간편식이라도 많이 나눠드리고 싶었는데, 재정적인 한계로 많이 드리지는 못 했어요. 실질적으로 200만 원 가량을 식품 구입으로 사용했는데 25명 정도가 2일~3일 정도 드실 수 있는 분량밖에 되지 않았어요. 이런 것이 좀 아쉬웠지만 아무튼 그렇게 지냈습니다. 이용자들의 생활을 수시로 살피고 있고요.

Q. 외부에서 오는 도움의 손길도 있었습니다. 후원물품이나 후원금 등 나눔의 손길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여러 단체에서 마스크, 식품 등 후원물품이 조금씩 들어왔고, 경기도나 서울에서 후원금, 경북대학교에서도 후원금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사람은 많은데 수량은 한정되어 있으니, 분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적은 사람에게 풍족하게 가야하냐, 아니면 부족하더라도 많은 사람한테 가야하냐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엔 많은 사람에게 조금씩이라도 가도록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나누다보니까 수량이 너무 적어서 아쉽기는 했지만요.

아무튼 실질적으로 도움은 많이 되었습니다. 그때가 마스크가 부족했던 시기여서 몇 시간씩 줄서있어도 마스크를 못 구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지원을 받으니 무척 고마워하셨습니다. 당분간이라도 안 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 부분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Q.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거나 애틋한 사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희 센터 회원 중 한 분이 중증 발달장애인인데, 이전에 대구에서 하는 장애인 인식개선 활동이나 자율방범대 같은 봉사 활동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정작 이런 분들에게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이 분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없더라고요. 사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고, 마스크나 물품 수급이 힘든 상황이었거든요. 그분이 주말에 연락이 와서 받았더니, 밥을 3일째 못 먹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돈은 드릴 수 없어서 급하게 기프티콘을 보내드렸어요. 월요일에 사무실에 출근해서 상황을 보고한 후, 사무실에 있는 간편식 등을 최대한 나누어드렸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Q. 재난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재난상황을 대비하여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가 있을까요?

장애인은 비장애인을 위한 재난 대응 매뉴얼로는 적용을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화재 상황에는 승강기가 아닌 비상구를 이용해야하는데,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이 계단을 내려올 수 없어요. 이것처럼 재난 상황에서 장애 유형별로 다른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주로 기관 위주로 지원이 되다보니까 낙오되는 개인이 많았는데, 이런 것이 개선이 돼서 자원이 필요한 곳에 제때 잘 투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이런 재난이 또 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재난상황에 대비하는 대구시민사회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재난 상황이든 아니든, 시민단체는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치는 사람이니까, 실제적인 현장의 정보를 잘 기록하고 데이터화를 잘 시켜서 정부, 지자체에 현장의 목소리를 대신 내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