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 본부장 셀프 채용 논란

배지숙 대구시의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
심사위원회에 고교 동창 포함됐다가 제척

16:38

대구시 출자·출연기관인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채용 불공정 문제가 제기됐다. 배지숙 대구시의원(국민의힘, 달서구6)은 9일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문체국)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오페라하우스 채용 불공정 문제를 지적했다. 경영지원본부장에 채용된 경영지원팀장은 채용을 준비하면서 고교 동창을 심사위원으로도 포함했다가 동창이 스스로 제척하기도 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9일 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오페라하우스 본부장 채용 과정의 불공정함이 지적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2018년 12월과 올해 5월 각각 공연예술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채용했다. 배지숙 의원은 이 과정이 불공정하게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공연예술본부장은 전임자가 연임했고, 경영지원본부장은 내부 직원이 채용됐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공연예술본부장 채용 과정은 채용 공고에 대한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오페라하우스는 2018년 12월 20일 채용공고를 하고 21일부터 27일까지 지원자 접수를 받았다. 배 의원은 “오페라하우스가 준용해야 할 지방공무원 임용령을 보면 접수일 20일 전에 공고하도록 되어 있다”며 절차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접수는 직접 찾아가서 해야 하고, 기간도 공휴일은 제외되는데, 기간에 크리스마스가 포함되어 있어서 실제 접수는 4일간이었다”며 “그러다 보니 접수는 3명뿐이었고, 그 결과 현 본부장이 연임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은 음악인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가 아닌가?”라고 접수 기간이 비현실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경영지원본부장 채용 과정은 전반적인 하자가 확인된다. 결과적으로 경영지원팀장이 공모해 채용됐는데, 경영지원팀장은 본부장 채용 과정의 실무 책임자였다. 채용에 공모하는 팀장이 채용 룰을 결정하는데도 관여했다는 의미다. 배 의원에 따르면 본부장 채용 과정에 ‘예우 차원’으로 필기 시험이 제외됐고, 본부장 채용을 위해 구성된 선발심사위원회에도 팀장의 고교 동창이 포함됐다가 당사자가 스스로 제척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물론 법적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도의적으로 볼 때, 팀장이 필기전형을 생략하는 결정도 하고 본인이 채용됐다”며 “우연의 일치라기엔 누가 봐도 이해가 안 된다. 채용 절차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반적인 채용 과정의 절차적 문제는 인정하면서도 “외부인이 다수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거쳐서 채용되어서 절차상 하자는 있지만 개인적인 비위나 법적 위반 사안은 아니”라며 “절차상 하자를 보완해서 앞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배지숙 의원은 9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채용 불공정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배 의원에 따르면 오페라하우스는 관련 조례를 위반하고 정관도 개정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광역시 재단법인 오페라하우스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오페라하우스는 정관을 개정하면 대구시의회 소관 상임위에 개정안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다섯 차례 정관을 개정하면서 한 번도 대구시의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배 의원은 “2020년에만 3월, 7월 두 차례 개정했지만 시 소관 상임위 제출하고 승인받지 않았다”며 “행정감사에서 파악이 안 됐으면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집행부가 시의회를 경시하는 것이다. 시민 대표 기관인 시의회를 경시하고 슬쩍 넘어가고, 지적하면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잘하겠다고만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