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3년…시민 2만 명, 분노의 4차 민중총궐기

박근혜 집권 3년,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입에서 정부의 실정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노동개악, 교과서 국정화, 대북 적대정책에 따른 한반도 평화 위협 등 시민들이 꼽은 실책 분야는 다양했다.

민중총궐기 투쟁 본부는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 실정에 책임 있는 자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상 위에 오른 발언자와 시민들은 ‘기억하라’ ‘분노하라’ ‘심판하라’를 외쳤다.

27일 오후 3시. 2만여 명의 시민들이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4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엔 백남기 농민이 농사짓던 전남 보성서부터 17일간의 도보 순례를 마친 순례단 200여 명도 합류했다.

박석운 민중의힘 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세월호, 메르스 사태, 노동 개악, 농민 죽이기, 빈민 탄압, 의료민영화와 공공부문 사유화, 위안부 야합,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테러 방지법 (강행) 뒤엔 박근혜 정권이 있다”며 “정권이 폭주를 지속하고 무기력 야당이 이를 방치하는 이상 민생과 평화를 지킬 방법은 스스로의 투쟁뿐”이라고 주장했다.

범국민대회에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위안부 밀실 합의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한 발자국도 못 나갔고 시간이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면서 “정부의 힘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엄마 아빠의 힘보단 강할 수 없다고 믿고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준식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서 위안부 내용이 빠진 사실을 언급했다. 이준식 집행위원장은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3년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고 국민이 원하는 것의 반대로 가고 있다”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 번의 민중총궐기에 모두 참석했다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은 일반 해고가 올해의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에서 장애 학생을 돕는다는 A씨는 “노조가 생기며 임금이 인상되고 처우가 좋아져나 싶었는데 이제 일반해고가 가장 걱정이 된다”며 “정부가 내놓은 일반 해고지침이 공공 영역인 학교로 가장 먼저 들어올 것 같다”며 불안을 털어놨다.

투쟁본부는 결의문을 통해 △노동개악 중단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테러방지법 철회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차별금지법 제정 △국내 사드 배치 철회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기간 보장 △설악산 케이블카 중단 △의료민영화 중단 등 12개 분야 요구안을 발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5시 20분쯤 집회를 마무리하고, 백남기 농민이 입원 중인 대학로 서울대병원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대학로 마무리 집회에서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는 테러방지법에 대해 지적했다. 백 씨는 “비무장 시민을 공격하는 게 테러라고 생각한다”라며 “비무장인 저희 아버지를 공격한 경찰, 정부가 테러리스트고 테러 단체가 아닌가. 테러방지법이 통과된다면 그 법에 의해서 가장 먼저 처벌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쟁본부는 오는 3월 26일 노동 개악과 민생파탄의 책임을 묻는 범국민대회를 전국 각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휴=참세상/박다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