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장, “해고자 복직 불가…불법 농성 중단해야”

김태년 의료원장, 내부 인트라넷 통해 입장 밝혀

21:29

영남대의료원이 복직을 요구하며 5일째 고공농성 중인 해고노동자에 대한 복직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태년 영남대의료원장은 4일 내부망에 올린 ‘교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우리 의료원은 대법원 판결로 최종 확정된 해고에 대해 복직을 허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영남대의료원장의 입장문

김 의료원장은 “우리 의료원은 1995년 51일간의 불법 파업과 2006년 9개월 이상의 불법 행위로 많은 손실을 입었다”며 “2006년 파업 당시 병원장 수술 방해, 부속실 점거, 1층 무단 점거 집회 등 불법 행위와 대자보, 소자보, 현수막, 포스터 지속적인 부착, CCTV 훼손 등 시설물을 훼손하는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료원장은 “현재 옥상 불법 점유 농성 외에 노동조합은 진료와 환자 대기, 처방약 수령, 수납이 이루어지는 본관 1층 로비에서 불법 점거 및 불법 시위를 거듭하고 있다”며 “심신이 지친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불법 행위가 계속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옥상 불법 점유 농성 중인 두 분의 건강과 안전히 심히 우려되며 농성이 중단되길 바란다”며 “저를 비롯한 의료원 경영진은 여러분과 함께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5일, 고공농성 중인 두 해고노동자가 아래를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풍으로 인해 요구사항을 적은 현수막을 걷었다.

앞선 4일 김 의료원장은 영남대 교수회 등으로 구성된 ‘영남학원민주단체협의회’와 면담에서 해고자 복직 불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5일 현재까지 노조와 공식적인 대화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와 ‘영남대의료원 노동조합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의료원 측이 사태 해결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5일 오후 6시 30분 영남대의료원에서 열린 집회에서 김진경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노동조합 활동이) 다 불법이라고 한다면 병원의 기획된 노조 탄압은 무엇이냐”며 “해고자가 단순히 현장에 돌아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해고자 복직과 함께 기획된 노조 탄압으로 깨진 노동조합을 원상회복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8일 의료원 입장문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지난 1일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58, 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송영숙(42, 현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노동조합 원상회복 ▲해고자 원직복직 ▲영남학원 민주화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70m 높이의 영남대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옥상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관련 기사 : 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2명 고공농성, “복직·노조 정상화”)

영남대의료원지부는 지난 2006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3일 부분 파업을 벌인 후, 노조 간부 10명이 해고됐다. 조합원 800여 명이 동시에 노조를 탈퇴하면서 노조는 와해됐다.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노조 파괴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고, 2010년 해고자 7명은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고 복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박문진, 송영숙 등 3명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