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 선거 앞둔 달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갑분 큰절’

의회 의장 선거에 나서는 박왕규 의원, 맥락 없는 큰절
동료 의원, "정견 발표 리허설이었다고 밖에 안 느껴진다"

19:04

<기사 보강 ‘20.7.14 19시 37분 : 박왕규 의원 입장 추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둔 달서구의회에서 한 의원이 5분 발언을 마친 후 갑자기 큰절을 해 장내가 술렁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4일, 5분 발언을 마친 후 큰절하는 박왕규 의원(사진=달서구의회 영상회의록 캡쳐)

14일 오전 10시 30분 달서구의회 제272회 임시회에서 미래통합당 박왕규 달서구의원(월성동)은 5분 발언을 마치고 갑자기 큰절을 했다. 박 의원은 발언 중 자신이 ‘재선 의원’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여러분 저를 도와주십시오”라는 발언도 했다. 오는 24일 의장단 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동료 의원들은 ‘사전 선거 운동’을 한 것 아니냐는 불편함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구의원을 전문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구의원이 전문화되는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기초가 되기 때문”이라며 “이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 저는 초선 때는 마음도 못 먹었다. 이제 재선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 말 하는 사람, 가장 위험한 일을 짊어지는 사람이 재선 의원이다”며 “여러분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애초 의장에게 신청한 발언 취지는 ‘상화로 문화 기행 사업 및 성서산업단지 청소비에 대해’였다. 이후 ‘기초연금부담액 추가 지원 요청 및 전별제김재소영세불망비 이전 제안’으로 발언 취지를 변경했지만, 실제 발언 중 기초연금부담액 추가 지원 요청에 대한 내용만 일부 있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A 의원은 “정견 발표 할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는데 5분 발언 중 티가 나게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다른 후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었나”고 꼬집었다.

또 다른 B 의원은 “본인이 재선의원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의장 선거에 나가시는 분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게 바람직한 건가”라며 “그 의미는 다 알고 있다. 정견 발표 리허설이었다고 밖에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달서구의회는 모두 24명으로 더불어민주당 10명, 미래통합당 10명, 무소속 4명이다. 현재 의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귀화(본리·본·송현동), 안대국(용산1·죽전동), 미래통합당 김인호(진천동), 박왕규, 윤권근(감삼·두류·성당동) 의원 등 모두 5명이다. 민주당은 당내 논의를 거쳐 의장 후보를 단일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왕규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있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지방 분권과 예산 확보를 위해 다같이 힘를 합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지난 7대 때부터 예산 확보를 위해 청와대 앞, 대구시청 앞에서 혼자 1인 시위를 해왔다. 저는 공천 불이익도 각오하고 나갔다. 구의원들이 같이 힘을 합해서 해야 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