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 출간 박덕희 시인, 성주에서 낭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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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엔
10분 공부하고 50분 쉬면, 딱!

엄마 생각엔
50분 공부하고 10분 쉬면, 딱!

– ‘황금비율’ 전문

지난 9월 첫 번째 동시집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를 출간한 성주문학회 박덕희 시인이 지난 28일 성주 별동네도서관에서 낭독회를 가졌다. 이번 동시집은 아동문학가 이정인의 그림과 함께 표제시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와 ‘황금비율’, ‘달’ 등 박덕희가 지은 동시 61편을 담았다.

▲동시집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 낭송회 가운데 박덕희 작가(좌)와 이정인 작가 대담, 성주 별동네도서관(사진=정용태 기자)

박덕희 시인은 “동시를 쓰면서 내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어린 나를 만나게 되었고 그 아이를 사랑하면서 엄마로 태어나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어떤 잎보다 크고 어떤 잎보다 다양한 색깔을 담은 감잎 단풍 한 장이 감잎의 감정이듯이 내가 사랑하는 아이도 좋기도 나쁘기도 이상하기도 한 것을 이해하게 되면서 시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엄마 눈에는
한없이 짧고

언니 눈에는
한없이 길고

– ‘언니 교복’ 전문

엄마, 들어 봐
풀은 메뚜기가 먹고 메뚜기는 새가 먹고 새는 여우가 먹고 여우는 호랑이가 먹잖아

호랑이가 여우 먹는 그때
메뚜기가 일 년 먹은 풀 다 먹는 거야
호랑이는 풀을 따로 안 먹어

나도
소고기 먹는 그 순간
소가 먹은 풀 다 먹는 거지

시금치 안 먹어도
브로콜리 안 먹어도
난 호랑이처럼 힘센 걸

–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 전문

농부 시인 서정홍은 추천사에서 “박덕희의 시에는 아이들을 생각하고 섬기는 마음이 곳곳에 있어 가슴이 짠했다. 비틀거리는 이 시대, 이 동시집을 읽으며 ‘사람의 길’을 찾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라고 썼다.

송선미 ‘동시마중’ 발행인은 해설에서 “경계를 지워 어머니의 몸과 어린 나의 몸, 나를 살린 어머니와 내가 살리는 어머니를 만나게 한다. 그리고 시인과 우리의 경계를 지워, 어머니의 몸속에 깃들었던 우리와, 우리의 몸속에 깃든 어머니와, 내가 살려서 나를 살리는 어머니와 만나게 한다”고 평했다.

▲박덕희 시인, 성주 별동네도서관(사진=정용태 기자)

박덕희 시인은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동시문학문학 회원,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 성주문학회 부회장이다. 2009년 ‘감자 심기’, ‘우리 엄마는’, ‘고추 말리기’로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았다. 2020년 <시와 사람>에서 시 ‘닭들은 왜 수컷이 더 아름다운지 친해지면 물어볼게요’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번 동시집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관 중소출판사 출판지원금을 받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