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도시 경산,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조례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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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의회가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부결했다.

10일 오전 10시 30분 경산시의회 제23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 ‘경산시 여성청소년 보건위생용품 지원 조례안’이 상정됐으나 재적의원 14명이 무기명으로 투표한 결과, 찬성 5명 반대 9명으로 부결됐다.

해당 조례에는 경산시 거주 만 11세 이상부터 18세 이하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보건위생용품(생리대 등) 이용권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례안은 본회의 상정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처음 조례안은 지난 4월 경산시의회 226회 임시회 행정사회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일부 의원은 “윤택한 가정에 지원해서 큰 혜택이 되겠느냐”, “아픈 손가락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등 반대 의견을 내 조례안 심사를 보류했다.

지난 227회 임시회에선 결국 상임위 의원 7명 중 4명이 반대하면서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했다. 행정사회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힘 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조례안은 국민의힘 3명과 민주당 소속 배향선 의원이 반대했다.

조례안이 상임위에서 부결되자 대표발의한 이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료 의원 5명의 동의를 받아 부결된 조례안을 본회의에 회부했다. 지방자치법 69조에 따르면 조례안이 상임위에서 부결되더라도 기일내 의장이나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에 회부해야 한다.

표결에 앞서 이경원 의원은 조례안 통과를 호소하며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에게 선별 지원하고 있는 위생용품을 전체 여성 청소년으로 확대 지원하여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이 가질 수 있는 사회적 낙인감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생리대를 빌려 쓰다가 따돌림을 당한 청소년 이야기도 들었다. 저의 부족함 때문에 지난 회의에서 부결된 안건이지만, 여성친화도시로서 재고해달라”고 말했다.

▲10일 경산시의회 본회의에서 여성 청소년 보건위생용품 지원 조례안 무기명 표결이 진행 중이다

한편 이경원 의원에 따르면, 여성청소년 보건위생용품 지원 조례는 현재 4개의 광역단체·23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제정해 시행 중이다. 경상북도의 경우 봉화군이 2020년 12월, 성주군이 2021년 4월에 먼저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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