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년, 공익의 ‘씨앗’] ③ ‘첫 정치인 대구시장’이 뿌린 공익 활동의 씨앗

시민 주체성 살리고, 공익활동 지원한 권영진
대구공익지원센터, 7년째 이어오는 ‘씨앗’ 사업
참여자 중 68%는 공익활동 이어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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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 이후 지속 운영 중인 ‘씨앗’ 사업이 올해로 7년차를 맞는다. 공익센터는 그간 ‘씨앗’ 사업에 참여한 시민을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뉴스민>은 시민 공익활동의 너른 저변 확대라는 의미를 가진 ‘씨앗’ 사업을 참여자 인터뷰와 보고서 분석을 통해 세 차례에 나눠 살펴볼 예정이다.

[벌써 7년, 공익의 ‘씨앗’] ① 아이들로부터 ‘멋지다’고 인정받은 엄마들
[벌써 7년, 공익의 ‘씨앗’] ② 한국어, 얼마나 정확히 사용하고 있나요?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가 최근 펴낸 <씨앗 성장보고서>를 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공익센터의 ‘씨앗’ 사업에 참여한 시민 중 약 70%가 사업 이후에도 공익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씨앗’은 공익센터의 가장 기본적인 공익활동 지원 사업으로 지난 5년 동안 324개 팀이 참여했다. 공익활동 장려는 정치인 대구시장이 시정을 맡은 후 드러난 가장 두드러진 차별점이기도 하다.

1995년, 지방자치가 완전히 부활했지만 대구는 꽤 오랫동안 시정을 관료가 장악해왔다. 민선 1, 2기 문희갑, 3기 조해녕, 4, 5기 김범일 시장까지 모두 행정고시 출신의 관료들이었다. 관료 출신 단체장은 행정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때문에 창조적 시정이 부족하다는 보편적이 평가를 받는다. 권영진 시장이 당선될 당시 첫 정치인 시장이라는 점이 주목받은 것도 그 때문이다.

권 시장의 행보 중 관료 출신 시장들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차이는 시민의 주체성을 시정에 반영하려 한 점이다. 기존까지는 관변단체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시민 사업이 다양한 갈래로 나뉘었고, 시민의 의견을 직접 듣고 시정에 반영하는 시민원탁회의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신청사 부지 선정을 시민 공론 절차를 통해 원만하게 결정한 것도 대표적인 성과다.

특히 공익활동 지원을 연속사업으로 이어가고 있는 점은 도드라진 차별점이다. 권 시장은 2016년부터 ‘시민공익활동 활성화’를 ‘시민소통 활성화’의 주요 사업으로 삼고 추진해왔다.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시민들의 공익활동을 지원하도록 했다.

▲지난해 열린 2021년 씨앗 활동 공유회. (사진=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공익센터는 시민의 공익활동 지원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는데, 그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씨앗’이다. 씨앗은 공익활동을 고민하는 시민들에게 소액의 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공익센터가 개소한 2016년부터 운영했고 올해로 7년 차를 맞는다. 공익센터가 최근 <씨앗 성장보고서>를 발간해 그간의 성과를 정리했다. 보고서에는 씨앗 활동에 참여한 시민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간단한 인터뷰가 담겼다.

보고서를 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씨앗을 거쳐 갔다. 이들은 문화, 복지, 환경, 인권, 공유, 정치, 젠더, 공동체, 청년, 역사 등 다양한 주제로 공익활동을 시도했다. 이들은 ‘씨앗’이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평하고 있다.

지난해 플라스틱 용기 퇴출 활동을 한 김혜정 씨는 “씨앗이 없었으면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사비로 활동한다는 게 부담스러워 선뜻 활동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씨앗이 있어서 언제든지 아이템만 있으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관련기사=[벌써 7년, 공익의 ‘씨앗’] ① 아이들로부터 ‘멋지다’고 인정 받은 엄마들(‘22.2.22))

씨앗을 거쳐 간 시민들은 이후에도 공익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중 68%가 씨앗 사업 이후에도 공익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91%는 씨앗 사업을 주변 지인들에게도 소개해서 공익활동을 전파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씨앗 사업을 지속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익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지만(23%), 공익활동단체 회원으로 가입(15%)하거나 협동조합·비영리 민간단체를 설립(11%)하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공익활동 프로젝트에 참여(15%)하고, 공익센터의 다른 사업에 참여(14%)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익센터가 시민들의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위해 ▲지원 예산 사용 간소화 ▲다양한 정보 제공 ▲공간 대여 ▲네트워킹 등을 지원해주길 희망했다. 한 참여자는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경험한 씨앗,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참여자는 “개인활동 보다 공익활동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더 하니 책임감도 생기고 모든 면에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전했다.

공정옥 공익센터장은 “시민센터가 개소하면서 가장 정성을 들여 고민한 사업이 ‘씨앗’ 사업”이라며 “성장보고서를 통해 ‘씨앗’의 취지와 목적이 얼마나 다양한 주제와 색깔로 펼쳐졌고, 실현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공익센터는 ‘씨앗’이 민들레 홀씨처럼 세상에 뿌려질 때 더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란 믿음으로 ‘씨앗’ 시민들의 친구가 될 것”이라고 사업 의미를 설명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