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씨앗폭탄이 되자’ 2022 대구공익활동 ‘씨앗’ 성과 공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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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마다 작은 종이상자에 담긴 ‘씨앗 폭탄’이 놓였다. 박스를 열고 씨앗을 구경하는 참가자들에게 행사를 주최한 대구광역시 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공익센터)는 “‘폭탄’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그 안의 야생화 씨앗은 물을 묻혀 던지면 싹을 틔워낸다. 자리한 곳에서 곤충의 활동이나 생물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씨앗과 지역의 변화를 위해 곳곳에서 활동하는 여러분이 닮았다는 생각에 준비한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29일 오후 2시 ‘2022 공익활동 씨앗 성과공유회’가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2층 상상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30여 명의 참가자가 자리해 지난 4개월 간의 활동을 소개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과공유회는 같은 날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2022 씨앗 성과공유회는 이날 오후 2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오후 2시에는 7팀이 참여해 활동경험을 나눴다.

오후 2시에 열린 성과공유회에는 7팀이 참여했다. ‘강추연(건강권 추구 시민연대)’ 팀의 백금희 씨는 “맨발 걷기가 만병통치약임을 널리 알리고 싶어 씨앗 활동에 참여했다. 면역력이 중시되는 이 시기에 다른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맨발 산책로 조성을 건의하는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린이 동화책을 읽는 어른 모임도 소개됐다. 그리기(그림 이야기) 팀의 김태균 씨는 “아빠가 되면서 아이들의 그림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안의 메시지가 2030세대에게도 이야깃거리를 던져준다는 생각에 모임으로 발전시켰다”며 “요즘 늘어나는 노키즈존 때문에 아이들이 자라면서 거부당하는 경험을 먼저 하게 된다. 어른인 우리가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사회를 보는 법을 알게 돼 좋았다”고 설명했다.

달성습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생태 강사들의 모임 ‘달성습지사람들’ 팀의 최순덕 씨는 “달성습지는 사계절이 아름답고 멋진 곳이다. 대구시가 지정한 습지 보호구역이기도 한 이곳에 아이들이 방문해 습지 생물들의 특성, 생명의 경이로움을 배워간다. 3월에는 두꺼비 알을 찾아봤고, 4월에는 고라니의 발자국을 찾는 등의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무나무나 팀에서 직접 활동에 참여한 초등학교 5학년 류수민, 정진현 씨. 무나무나는 청소년이 ‘문화’를 소리나는 그대로의 발음으로 지은 이름이다.

활동에 참여한 초등학생이 직접 발표에 나선 팀도 있었다. 달성군 청소년센터의 ‘무나무나’ 팀의 류수민, 정진현 씨(초등학교 5학년)는 “무나무나 원정대는 청소년들이 ‘문화’를 소리나는 그대로의 발음으로 지은 이름이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없다면 우리가 직접 찾아 소개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국민신문고에 아파트를 지을 때 청소년 공간을 의무적으로 포함해달라는 이야기를 적기도 했으며, 플라스틱 줄이기나 나눔마켓 참여 등의 활동을 했다”는 이야기를 공유했다.

이 외에도 디자이너를 위한 가이드북을 제작한 ‘대구문화예술프리랜서협동조합’, 대구 지역의 미얀마인과 한국인이 모여 연대 영상을 제작한 ‘미얀마 R.A.M’,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커먼크루’ 팀의 활동 소개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미얀마 R.A.M 팀의 ‘눼이눼이쩌’ 씨는 “현재 다니고 있는 계명대나 지역 곳곳에서 촬영하면서 미얀마의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촬영본도 소개하고 더 많은 분에게 미얀마의 상황을 알리고 싶어 여기 발표자리에 나왔다”고 전했다.

이태욱 공익센터 선임매니저는 “올해 4월부터 환경, 인권, 공동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공익활동이 이뤄졌다. 씨앗 사업은 그들의 활동이 더욱 단단하게 자라 지속될 수 있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며 “오늘 성과공유회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사례 발표를 보니 작은 활동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더욱 기대가 됐다. 사회적 변화로 이어지는 것 만큼 개개인의 삶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씨앗을 담당하면서 만나는 변화들에 늘 뿌듯하다”고 말했다.

공익센터의 대표적인 공모사업 중 하나인 ‘씨앗’은 대구 시민들이 직접 사회문제를 포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하는 활동을 지원한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총 374팀, 3,153명의 시민이 인권, 노동, 환경 등 다양한 의제를 갖고 참여했다. 올해는 총 50팀, 265명이 활동을 진행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