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선거도 ‘어대명’ 분위기 타나?

강민구, 권태흥, 김성태, 김용락 출마 뜻 밝혀
민주당 대구시당 27, 28일 이틀간 후보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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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여론이 강한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과 달리 대구 더불어민주당 위원장 경쟁은 압도적으로 앞서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 혼전 양상이다. 민주당 약세인 대구에선 현역 국회의원 없이 원외 인사들만의 경쟁으로 진행되는 탓이 크다. 그런 만큼 도전자들은 7월 중순부터 일찌감치 출마 뜻을 밝히며 당원을 만나고 있고, 중앙 정치권과 인연을 강조하는 계파 정치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위원장에 도전하는 권택흥(53) 민주당 대구 달서구갑 지역위원장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명과 함께 승리하는 민주당, 유능한 대구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당 대표에 도전하는 이재명 의원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대구 노동계에서 잔뼈가 굵은 권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에 입당했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달서구갑 국회의원에 도전해 26.88%를 득표하고 낙선했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이재명 후보 캠프 대구 선거대책위에서 직책을 맡아 활동했다.

권 위원장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로 전당대회를 앞둔 중앙당의 리더십은 약화되고, 당내에선 ‘네 탓’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승리하는 민주당을 만들고 무너져내린 대구 민주당의 혁신과 도약을 위해 이재명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도전장을 낸 후보자 4인, 왼쪽부터 강민구, 권택흥, 김성태, 김용락(가나다순).

권 위원장 외에도 대구 위원장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이는 3명 더 있다. 김용락(63) 수성구을 지역위원장은 지난 13일 가장 먼저 위원장 도전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강력한 개혁과 소통, 당원의 적극 참여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고, 대구시민에게 사랑받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인이면서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 교육감 선거에 나선 바 있고, 2012년엔 민주통합당 후보로 대구 북구갑 국회의원에 도전(16.35%)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을 지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홍준표 시장이 사퇴하면서 발생한 수성구을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20.21%를 얻고 낙선했다. 같은 문인이기도 한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도종환 국회의원과 각별한 사이로 전해진다.

14일엔 강민구(58) 수성구갑 지역위원장도 시당위원장 도전을 선언했다. 강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능한 민주당, 준비하는 민주당, 하나되는 민주당, 소통하는 민주당, 힘 있는 민주당이라는 5대 기조로 ‘하나된 민주당, 더 큰 대구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 위원장은 대구 민주당에서 기초부터 닦은 정치인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수성구의원에 도전해 처음 선출직에 당선됐고, 2018년 지방선거에선 대구시의원에 도전해 당선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선 수성구청장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24.73%).

수성구갑 지역에서 오래 활동을 해온 만큼 대표적인 친김부겸계 인물이고, 김두관 의원과도 가까워서 지난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선 김 의원의 대구 캠프에서 역할을 맡았다.

지난 20일엔 김성태(68) 달서구을 지역위원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시당 위원장 도전을 알렸다. 김 위원장은 “당원들의 자존심을 회복시키는데 가장 큰 역량을 집중시키고 시간을 할애하겠다. 개혁적인 시당 운영으로 당원들은 물론 대구시민들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강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기초에서부터 경험을 쌓은 지역 정치인이다. 열린우리당 시절인 2006년 달서구의원 도전을 시작으로 선출직에 출마해왔다. 2006년엔 11.08%를 득표하고 낙선했지만, 2010년 재도전에선 16.83%를 얻어 처음 배지를 달았다. 2014년 달서구의원 재선에 성공했고, 2018년 강 위원장과 함께 대구시의회에 입성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7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대구 지방의원 24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민주당 대구시당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내달 6일로 예정된 정기대의원대회를 앞두고 27, 28일 이틀간 시당 위원장 후보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