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공부시민모임, “아사히노조에 전해달라”며 뉴스민에 기금 전달

18:45

1년 동안 헌법을 공부한 대구시민 모임이 모은 회비를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생계 마련 기금에 사용해달라며 <뉴스민>에 84만 원을 전달해왔다.

▲9월 23일 김해원 교수가 뉴스민 천용길 편집장에게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투쟁기금'을 전달해왔다.
▲9월 23일 김해원 교수가 뉴스민 천용길 편집장에게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투쟁기금’을 전달해왔다.

대구시민 10여 명은 헌법학자 김해원(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지난해 8월 14일부터 13개월 동안 헌법세미나를 25차례 진행했다. 9월 23일 마지막 공부를 마친 참가자들은 모은 회비를 부당한 헌법 현실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를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김해원 교수는 “헌법을 공부한다는 것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힘들과 대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폭력과 자본이 지배하는 오늘날 권력쟁취나 돈벌이와 무관한 것을 위해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며 헌신하는 것, 그 자체가 스스로의 존엄함을 확인하는 과정이자 인문주의를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여한 시민 이정연(42) 씨는 “공부한 헌법과 현실이 떨어져 있어서 알수록 더 답답하다. 답답한 현실 중 하나인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해, 더 나은 헌법 현실을 위한 작은 노력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법 현실이 노동자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금을 전달해주니 감사하다. 현재 법 현실을 넘어서는 투쟁으로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뉴스민>은 기금을 27일 오전 노동자들에게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아사히글라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한 달 만에 이들이 소속된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17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해고된 노조원 23명은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아사히글라스의 도급계약 해지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지만, 회사는 판정 결과를 이행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그동안 해고노동자들은 실업급여와 금속노조 투쟁기금으로 1년을 버텨왔다. 복직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려는 노조는 생계를 위해 연대기금 마련에 나섰다. [아사히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연대기금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