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보냈으니 이제 사드도 보내야지”

성주촛불 150일, 대통령 탄핵 잔치...내일을 준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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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X을 보냈으니 이제 사드를 보내야제. 사드 막아 내야지. 미국으로 떨쟈 내야지. 이곳에는 사드 못 와” -도금연(80, 초전면)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 150일을 맞은 성주군청 앞 광장에는 ‘탄핵 떡’이 등장했다. 소성리 주민 도금연 씨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평화나비광장에서 촛불을 켰다. 모여든 성주군민들은 난로에 장작을 지피고 양미리를 구웠다. 만세삼창을 했고, 막걸리도 마셨다. 탄핵안 가결은 여름부터 시작된 기나긴 투쟁의 작은 과실이었다.

성주군민들은 기세등등했다. 그러면서도 멀리 내다봤다. 군민들은 이날 오전 국방부가 “대통령이 탄핵 돼도 사드는 계획대로”하겠다고 브리핑한 것도 국방부가 겁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사드 저지를 위한 ‘본부’인 촛불을 끝까지 지킨다고 한다.

▲도금연 씨

칼갈이 아저씨 최영철(61, 성주읍) 씨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나는 목숨 걸고 사드만은 막을랍니다. 공사 하러 오면 목숨 걸고서라도 사드는 막을 겁니다. 초전에 천막 치고 막을랍니다. 성주군수도 똑바로 봐야 합니다. 소성리 마을 주민은 개돼지입니까”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자기를 ‘애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하는 이수미(52, 월항면) 씨도 말한다.

“이제 속지 않습니다. 당 바꾼다고 사람도 바뀌는 게 아닙니다. 신당 창당해도 마찬가집니다. 앞으로 이완영이 끄잡아 내리며 밥 한 숟가락 먹고, 이정현이 손에 장 지지는 거 보며 한 숟가락 먹고, 김진태 물대포 맞는 거 보며 한 숟가락 먹고, 위안부 합의 무효화 하고 한 숟가락 먹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철회시키고 한 숟가락 먹고, 사드 배치 무효화하고 한 숟가락 먹읍시다”

땅땅땅!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하는 의사봉 소리를 울린 것은 한 마음이 된 촛불의 힘이라고 말한다. 성주군민은 촛불의 힘이 성주에서 번져나갔다고 믿는다. 군민들은 노래를 부르며 잠깐 목을 축였고, 내일은 다시 성주에서, 또 서울로 촛불을 들고 역사의 한 귀퉁이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