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고 이사장, 국정교과서 신청하고 ‘태극기 집회’ 참석

"촛불 무법천지 보고 있을 수 없어"
태극포럼, "홍 이사장과 관계 있는 것 맞아"

20:53

전국 유일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선정된 경북 문명고등학교 재단 이사장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산고 24기 동문회 커뮤니티인 ‘마고24 사이버 사랑방’에는 홍택정 문명교육재단 이사장이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글들이 다수 발견됐다. 최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고교 동문 참여를 독려했고, 지난 18일 열린 집회에도 참여해 식대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홍 이사장이 졸업한 고등학교 동창회 카페에 글쓴이 ‘허허’는 ‘선산을 지키는 마산 친구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쓴이 ‘허허’가 마산 태극기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글 [사진=마산고 24회 동기회 카페 갈무리]

글쓴이는 “그간 소생은 재경 마고24 태극포럼에 세 번 참석하였습니다. 별다른 애국심도 없었지만, 친구들도 만나고, 깨춤을 추고 있는 촛불들의 무법천지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태극기를 들었습니다”라며 태극기 집회 참여 소식을 알렸다.

이어 “우리는 친박도, 박사모도 아닌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자발적이고, 순수한 태극기 의병들일 뿐입니다. 친박의 꼬락서니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우선은 위기에 처한 나라부터 바로 세워야겠습니다”며 “18일은 마산에서 탄핵반대 태극기집회가 있는 날입니다. 우리 친구들이 나라를 위해, 우리 손자⋅손녀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태극기를 흔들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합니다”고 마산 태극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발광하는 촛불세력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정의를 외면하는 “침묵”입니다”고도 덧붙였다.

<뉴스민>이 해당 카페에 글쓴이 ‘허허’의 다른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허허’는 홍택정 문명교육재단 이사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1년 한 사용자는 “허허 홍택정이 기고한 글”이라며 문명고 교지에 실린 홍택정 이사장 기고 글을 소개했다. 해당 게시글에 글쓴이 ‘허허’는 “부끄럽고 송구하다”는 댓글을 달았고, 다른 사용자는 “홍 이사장님 존경합니다”는 댓글을 달았다.

▲글쓴이 ‘허허’가 홍택정 문명교육재단 이사장임이 드러나는 글 [사진=마산고 24회 동기회 카페 갈무리]

또, ‘허허’는 “감사드립니다. 일초가 경산에 온 까닭”이라는 게시글에서 “일초의 경산행은…나의 부친을 조문하러 온 연유였다”며 부친 약력을 설명했다. 이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홍 이사장의 부친 홍영기 씨는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로부터 5.16민족상을 수상했고, 1972년에 박 전 대통령이 마을을 방문하기도 했다. 문명교육재단, (주)경산버스를 설립한 것도 홍 전 이사장이다. 이는 문명고 1층 로비에 전시된 설립자 소개에서도 확인된다. (관련 기사 : ‘전국 유일’ 문명고는 왜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쓰려 할까?(‘17.2.17))

홍택정 이사장은 참여를 독려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난 18일에는 직접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남도민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처음 창원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마창진 구국행동 시민집회와 마산고24회02월례회”라는 게시글에는 모두 26명 동창이 집회에 참석했고, 참석자 11명에게 홍 이사장이 식대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게시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홍 이사장은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고, 동기들의 박수를 많이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홍택정 문명교육재단 이사장이 지난 18일 마산 태극기집회에 참여한 사실[사진=마산고 24회 동기회 카페 갈무리]

‘태극포럼’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자세한 건 알려줄 수는 없지만 홍택정 이사장이 태극포럼과 관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태극포럼’은 서울, 마산 등지에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민>은 홍택정 이사장에게 태극기 집회 참가 이유를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 17일 문명고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에 선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역 시민단체까지 반대 집회에 나섰다. 당시 교문 밖에서는 태극기를 든 극우단체가 몰려와 국정교과서 선택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