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기획부동산’ JTBC, 1400원짜리 취재와 더 저렴한 사과

[기고] 개업 공인중개사가 바라본 ‘강경화 기획부동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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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3 07:30 | 최종 업데이트 2017-06-03 19:30

‘JTBC 뉴스룸’은 지난 5월 3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기획부동산’ 매입 의혹>을 보도하고 다음날인 1일 사과방송을 했다. 박병현 기자가 보도했으며 손석희 앵커가 직접 사과했다.

보도와 사과 모두 엉망이었다. 보도는 시쳇말로 ‘아무 말 대잔치’였다. 기자의 방문이나 촬영 없이 현장 영상은 ‘다음 로드뷰’로 때웠다. 사과는 엇나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핵심 없이 ‘손석희’라는 이름의 무게에 의존했다는 인상이었다.

JTBC의 기획부동산 보도는 아예 틀렸다
고스란히 드러난 형편없는 취재력

총체적 혼란 속에 단연 빛나는 단어는 ‘기획부동산’이었다. 보도는 토지의 전 주인이 지목을 변경하고 분할 매매한 것을 “기획부동산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손 앵커는 이를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한 것”이라며 통상적 의미와 달라 “혼동을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사과했다. 혼동이 느껴졌다.

▲6월 1일 JTBC뉴스룸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측의 '기획부동산 매입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 방송을 했다. 그러나 사과 또한 적절치 못했다. [사진=JTBC 뉴스룸 갈무리]

강경화 후보자의 자녀들이 소유한 주택은 그 어떤 의미로도 ‘기획부동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획부동산’은 전문용어가 아니며, 통상적 의미와 특별한 의미의 구분은 없다.

언론은 항상 ‘기획부동산’을 일종의 범죄로 칭했다. 이는 헐값인 임야나 농지 지목의 토지를 허황된 개발계획으로 유혹하여 분할 판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결코 개발은 없다. 때에 따라 지가보다 높은 계약금을 배상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상호 계약이므로 판매자는 교묘히 법망을 피한다. 산 사람만 고생이다. 말 그대로 악의로 ‘기획’된 ‘부동산’인 셈이다.

이 사안이 ‘기획부동산’이라면 오히려 강경화 후보 측은 의혹의 주체가 아니라 피해자가 된다. 그것도 아주 멋진 피해자다. 가치에 맞는 거주지를 얻고 지가 상승을 동시에 이뤘다. 범죄를 정면으로 돌파해 멋지게 한 방을 먹인 셈이다. 이에 ‘의혹’을 붙이니 저열한 수법이다.

보도에 따르면, “임 씨가 땅에 건물을 짓고 임야에서 대지로 바꿔 공시지가를 높였고, 이를 4개로 나눠 분할 매매했다는 점이 기획부동산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한다. 지목변경과 분할 매매는 ‘기획부동산’의 특징이 맞다.

그러나 틀렸다. ‘전 주인’으로 언급된 임 씨는 이 토지의 직전 주인도 아닐뿐더러 지목을 변경한 일도, 이를 나누어 판매한 일도 없다. 형편없는 취재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이는 대목이다.

당연히 임야는 싸고, 대지는 비싸다.
단순한 지가 상승은 없다.
‘임야’와 ‘대’의 가격 차이는 이 과정에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임 씨는 그저 1982년에 경남 거제시 동부면 가배리 산 7-27번지 임야를 매입해 2012년 8월에 공 씨와 서 씨에게 팔았을 뿐이다. 공동명의였으며, 매매금액은 4천5백만 원이었다. 개발허가 날짜가 매매일 직전인 것으로 보아 개발 및 건축 허가를 조건으로 거래가 성사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경남 거제시 동부면 가배리 산 7-27번지 임야의 지목 및 소유주 변동 현황

지가 상승의 특이점을 지적하는 내용도 보도됐다. 기자는 “주변 임야의 공시지가가 1㎡당 1000원대인데 비해 이곳은 개별공시지가만 약 11만 원”이라고 비교하며 “현지 부동산 업자는 땅값 시세만 3억 원이 넘을 거라고 예상합니다.”라고 전한다.

당연히 임야는 싸고, 대지는 비싸다. 그 차이는 수백 배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모두 사실이다. 게다가 ‘임야’인 땅을 ‘대’로 전환할 방법이 있다. ‘노다지’처럼 보인다. 기자는 이에 투기의 가능성에 착안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문가에게 물어봤어야 했다.

보도는 “임야에서 대지로 바꿔 공시지가를 높였고, 이를 4개로 나눠 분할 매매”했다며 “3년 만에 땅값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이렇게 단순한 지가 상승은 없다. ‘임야’와 ‘대’의 가격 차이는 이 과정에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발생한다.

토지의 매매금액을 보면 공 씨와 서 씨가 이 금액 외 허가에 따르는 비용을 관청이나 업체에 지불하고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토목설계를 하여 개발행위 산지전용허가를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토지로 접하는 길과 수로를 만들어야 비로소 개발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허가를 받고 나면 실제 건축 등이 가능하도록 형질변경을 해야 한다.

비탈의 경사면을 깎고 초목을 정리하는 것이다. 해당 토지의 경우에도 도로로부터의 경사가 심해, 축대를 만들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 개의 번지를 별도의 이면도로로 따로 조성했다고 보인다.

형질변경 이후 실제로 길과 수로가 조성됐는지, 평탄화가 안전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따진다. 다음은 건축물을 설계하여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각각 설계비와 공사비가 들며, 설계 뒤 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설계 비용 부담은 남는다.

건축이 시작되고 건물이 완공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비로소 지목이 ‘대’로 바뀐다. 앞으로도 다른 건축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토지의 소유주는 지목을 전환하며 달라지는 공시지가 차액에 대한 취득세 등 전용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렇게 형질변경 비용을 부담한 공 씨와 서 씨는 2013년 4월 최소 4개 동 주택의 착공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주택을 기준으로 토지의 지분을 나누어 시장에 내놓는다. 물론 지가는 상승해 있다.

개발허가와 건축허가가 완료된 ‘좋은 물건’
강 후보자의 두 딸이 지분 일부를 구매

최초 임 씨가 소유하던 시절 개발허가와 건축허가가 완료됐다. 공 씨와 서 씨는 매입하고 실질적 준비를 하여 지분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른바 ‘좋은 물건’이었다. ‘기획부동산’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2014년 9월, 공 씨와 서 씨가 내놓은 토지의 지분 일부를 강 후보자의 두 딸인 현지하나 씨(미국 국적)와 예지 씨가 구매했다. 총 매매금액은 1억 원, 각각 5천만 원씩을 지급한 셈이다. 이듬해 3월에는 또 다른 구매자인 반 모 씨가 이 토지 일부를 구매한다.

2015년까지 총 5명의 토지 소유주는 건축허가 명의변경을 통해 각각 건물의 건축주가 된다. 이듬해 9월, 이들 주택의 건축이 거의 완료됐다. 이들은 주택의 사용 승인을 위해 첫 번째로 ‘함께’ 지목을 변경하고 토지를 분할한다.

토지는 2016년 9월 공 씨, 서 씨 공동소유의 산 7-27번지, 산 7-47번지와 5인이 공동소유한 10-4번지의 대지 등 총 3개로 나뉜다. 10-4번지의 대지에는 각 소유주들이 건축한 4개 동의 주택이 서 있었다.

10-4번지 대지는 같은 해 11월 건축된 주택별로 다시 2차 분할을 거쳐 각각 10-4~9번지의 총 5개의 필지로 나뉜다. 10-4번지는 강경화 후보의 자녀들, 10-7번지는 서 씨, 10-8번지는 공 씨, 10-9번지는 반 씨가 각각 주택의 소유권 보존 등기를 마치고 분할된 토지를 소유하게 됐다.

공 씨와 서 씨의 공동 소유 토지와 개인 소유 주택의 변동을 보면 이들도 애초 이 토지의 분양뿐 아니라 건축물을 지어 소유하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날 10-6번지는 지목이 ‘도’로 바뀐다. 도로에 접안하지 못한 토지를 위한 이면도로인 셈이다. 도로 이용의 갈등을 막기 위해 주택 부지 소유자 각각이 부지 넓이에 비례하는 지분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매수자인 박 씨에게도 일부 지분을 넘겼다. 자칫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매끄럽게 해결했다.

박 씨는 올해 1월까지 반 씨와 공 씨가 공동 소유하고 있던 10-5번지를 매수했다. 그에 붙은 산 4-47번지 임야도 함께 구매했다. 박 씨는 산 4-47번지 임야를 이용하며 10-5번지에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

총 6명의 소유주는 임대업을 하거나 펜션업을 하지 않는 이상 모두 거주할 계획을 세운 이웃일 확률이 높다. 특히, 10-6번지 도로의 소유관계 등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을 보면 부동산 전문가가 이 복잡한 거래를 성공시켰을 확률이 높다.

기자는 단 1,400원으로 기획부동산을 밝히려 했다

기자는 아마도, 강경화 후보자의 자녀 증여세 납부 사실에서 이 취재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 증여세가 이 토지 구매대금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기획부동산’의 생각을 하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5월 31일 JTBC가 보도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기획부동산’ 매입 의혹', 다음 로드뷰를 캡쳐한 것은 물론, 부실한 취재, 부실한 보도를 했다. [사진=JTBC 뉴스룸 갈무리]

취재는 10-4번지 대지와 건물의 등기부 등본을 열람하는 것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등기부엔 토지 내력이 기록된 <표제부>에는 ‘지목변경’이. 소유 관계를 표시한 <갑구>에는 강경화 후보자 자녀의 분할취득이 기록돼 있다. 자녀명의 시골 땅, 지목변경의 지가상승...... 기자는 단숨에 ‘기획부동산’을 떠올리고 쾌재를 불렀을지도 모른다.

손 앵커는 “기자가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점은, 모든 기사는 기본적으로 현장에서 출발한다는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라며 “등기부등본과 현지 부동산 등을 상대로 한 확인은 미흡할 수 있다”는 사과를 했다. 반은 맞는 듯 보이지만 역시나 반은 틀렸다.

위 열거된 토지의 내력과 주택의 건축 등 사항은 책상 앞 컴퓨터에서 작성됐다. 등본 열람료는 한 부당 700원이다. 위 내력을 밝히는 데에는 1만 원이 소요됐다. 박 기자는 10-4번지 대지와 그 건물, 단 1,400원으로 ‘기획부동산’을 밝히려 했다는 확신이 든다.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건축물등록대장은 공개정보다. 건물의 내력과 소유 정보가 세세히 기록돼 있다. 소유자의 생년월일과 주소까지도 나와 있어 당사자를 찾아볼 수도 있다. 기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자료다.

전문성이 떨어져 해석이 어려울 수 있다. 개업공인중개사와 법무사는 이를 언제든 해석할 수 있다. 이 정도의 계보는 수 시간이면 정리가 가능하다. 또한 이들의 사무실은 어디에나 있다. 기자는 책상과 전화 앞에서도 불성실했다.

1일 사과 방송을 근거로 보면 방송 전 취재진이 늦게나마 현장에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일체 보충 취재는 없었다. 적실한 해명에 실패한 이유다.

공사를 직접 진행한 소유주는 보통 그 부동산에 강한 애착을 가진다. 그 과정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단한 보완조차 없었기에 궁색한 변명이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직접 머물고 싶은 땅 구입해 집 지은 증거도 있고,
2억 원으로 추정되는 건축비
소유를 가장하기 위해 이 만큼 돈 쓰는 사람은 없다

현장에 가지 않아도 실체를 알아볼 방법은 또 있었다. 강경화 후보자의 배우자인 이일병 교수의 블로그다. 그의 블로그는 비공개상태였지만, 사진은 공개돼 있었다. ‘구글’을 통하면 쉽사리 접근할 수 있는 상태였다.

▲강경화 후보자의 배우자인 이일병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집을 짓는 과정을 기록했다. 비공개 블로그지만, 구글을 통해 이미지와 일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일병 교수 블로그]

통상적으로 전원주택지는 개발허가가 나고 잠재적으로 분할된 땅을 건축업자가 사들여 주택을 완공한 뒤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반면, 이 교수는 손수 선택한 건축 방식으로 내부를 자가 설계한 고뇌를 블로그에 그대로 기술해 놓았다. 직접 머물고 싶은 땅을 골라 살고 싶은 집을 지은 증거다.

이 교수는 직접 모듈형 컨테이너 공법을 선택했다. JTBC는 이를 “주택이기는 하지만 산을 깎아 만든 땅 위에 컨테이너 두 동만 올라가 있는 구조”라며 폄훼했다. 소유를 가장해 가설물을 가져다 놓은 것이라는 의미다.

허나 이 건물은 ‘경량철골구조 기타지붕 2층 단독주택’으로 등기됐다. 컨테이너를 자재로 사용한 주택이다. 건축사의 치밀한 설계와 건축주와 긴밀한 소통이 있어야만 탄생하는 건물이다.

이 구조는 배치가 쉽고 건축 기간이 짧다. 거주하기에는 단열이 조금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주로 카페나 펜션 등에서 많이 사용된다.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 임시 거주지’ 에도 이 공법이 사용됐다. 건축비도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단열재와 배선 등 문제로 장기적인 생활을 염두에 둔다면 건축비가 수직 상승한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3.3㎡당 시세를 감안해 보면 강경화 후보자 가족의 주택은 건축비가 2억 원에 가깝다. 소유를 가장하기 위해 이런 비용을 들이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기획부동산’은 무리수였다. 손 앵커는 전문가의 조언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도 의심스럽다. 이 행위를 두고 ‘기획부동산’이라는 조언을 얻을 만한 질문은 “매매 상황에서 가장 악의적인 부동산 용어가 무엇이 있느냐” 정도밖에 없다.

기자는 몇 가지 표면적 사실과 답을 미리 정해놓은 스토리, 그리고 형편없는 취재로 ‘기획부동산’과 강 후보자를 이어 붙였다. 접점은 지목변경과 매매라는 흔한 단어가 전부다. 1,400원 가치의 값싼 매도다. 현지 부동산에 토지 시세만을 물어본 통신료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결국 <강경화 후보자 '기획부동산'의혹''>은 '기획기사'에 지나지 않았다.

오보에 대한 인정도 없는 비루한 해명은
JTBC 보도 담당 사장 손석희의 입에서 나왔다

해명 또한 엉망이었다. JTBC 보도 담당 사장이자 ‘최후의 입’인 손석희는 ‘통상적 의미의 기획부동산’이 아닌 ‘어떤 기획부동산’이라는 의미의 비루한 해명을 했다. “혼동을 줘서 미안하다”는 혼동만을 남겼다. 오보의 인정은 없었다.

공통점이 있다고 해서 아무 곳에나 이를 갖다 붙이는 것은 대중의 무지를 악용해 여론을 호도하는 저급한 행위다. 그것을 되풀이한 해명도 정당한 시장 행위에 대한 모욕이다.

취재력이 다르게 집중될 여지도 있었다. 공인중개사의 시선에서 의심이 가는 여지가 없지는 않다. 가격보다는 지목 변경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탈법, 혹은 추가 부동산의 차명 구매가 각종 세금을 피해가려고 했는지에 대한 문제가 그것이다.

강경화 후보자와 상관은 없지만, 최초 토지구매의 건축허가에 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것들이야말로 값싼 등기부만으로는 밝혀낼 수 없는 문제다.

긴 글이 끝났다. 이 글이 비롯된 보도는 단 1분 47초였으며 사과는 1분 51초였다.
발도拔刀와 납도納刀는 순식간이지만, 흉터는 오래가는 법이다.

te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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