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대구서도 지지부진

‘정규직전환심의위’ 등 구성된 곳 현재까지 없어
정규직 전환 실태조사 결과도 당사자 공유 안 돼

14:07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하고 추진 중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대구에서도 사실상 먹통인 상태다. 지난 7월 20일 정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12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지역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현장에선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대구본부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 추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각 기관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정규직화를 추진하면서 이해관계자 입장 반영을 위해 기관별로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정규직전환심의위는 각 기관의 직접 고용 기간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노사전문가협의회는 파견·용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정부는 각 협의체를 꾸리면서 노동계 추천 전문가를 구성원으로 포함하도록 요구하는 등 이해관계자의 직접 참여를 통해 정책이 실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구 공공기관에서 협의체가 구성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대구시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9월 중에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노사전문가협의회 구성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전했다.

대구시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시가 구성할 정규직전환심의위는 위원 8명 정도로 구성하고 대구시 업무 담당자를 비롯해 외부 노무사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노조와는 현재로선 협의한 게 없다”고 밝혔고, “비정규직 당사자와는 심의위 구성 후 간담회 형식으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대다수 기관에서 협의체 구성을 해태하고 있다”며 “대구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전환 대상 파견·용역 노동자 수도 많고 업무도 다양할뿐더러 관련 노조도 5개나 되어 아무리 빠르게 추진한다 하더라도 쉽지 않은 조건임에도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사전협의조차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무렵, 각 공공기관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위해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정부에 보고했지만, 이 내용도 노동자 당사자들과 공유되지 않아 논란이다. 민주노총은 대구시가 실태조사 및 전환 잠정 인원 보고까지 했지만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나 노조와 협의하는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실태조사 보고 담당자의 자의적 판단 가능성과 조사에서 누락되거나 오류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며 실제로 대구종합복지관이나 여성회관 비정규직 실태조사가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고용노동과 관계자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변동이 조금씩 있어서 현재까지 공개하지 못했다”며 “노조에서 계속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에 제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구 지역 대표 지방공기업인 대구도시철도공사나 경북대학교, 경북대학교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정규직 전환이 내실 있게 성공하고 전환대상자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동조합만이 아니라 정부 모든 부처와 자치단체, 개별 기관 사용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며 “우리는 대구시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에게 정책 추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과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참여를 반드시 보장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