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권 지검장, 아사히 무혐의 항의서한 받으라” 2백여 명 대구지검 앞 연좌

18:50

금속노조 조합원 등 2백여 명이 아사히글라스 히라노 다케시 대표이사를 포함한 13명에 대한 불법파견·부당노동행위를 불기소 처분한 검찰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겠다며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연좌농성 중이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이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노승권 지검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2백여 명은 이날 오후 4시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검찰청 건너편 도로에서 아사히글라스 무혐의 처분 검찰 규탄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오후 5시 20분께 노승권 대구지검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대구지검청사 앞까지 이동했다.

대구지검 직원 20여 명이 이들의 출입을 막았고,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노승권 지검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자리에 앉았다. 오후 6시 20분 현재 검찰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며 노조원들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백여 명은 1월 31일 오후 4시 금속노조가 주최한 아사히 무혐의 처분 검찰 규탄 집회에 참석 후 대구지방검찰청 앞으로 이동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아사히글라스의 부당노동행위와 불법파견 무혐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승권 지검장을 만나 직접 항의서한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아사히글라스 고소 사건을 담당한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정승면 지청장이 30일 자살기도한 사건을 언급하며 정승면 지청장, 김도형 검사의 면담기록과 정 지청장의 차명계좌 거래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노조는 “정승면 지청장에 대해 사건관계자와 부적절한 교류를 했다는 혐의로 감찰 중이라고 발표했다. 대단히 충격적이다. 아사히글라스 부당노동행위와 불법파견 사건을 전담했던 곳”이라며 “기관의 수장인 지청장이 사건관계자로부터 청탁을 대가로 차명계좌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범죄일 뿐 아니라 사건을 의뢰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검찰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대구고등검찰청이 아사히글라스를 부당노동행위와 불법파견 혐의를 기소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1월 31일 오후 5시 20분께 문닫힌 대구지방검찰청사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 29일부터 대구지방검찰청 앞 인도에 천막을 설치하고 검찰의 기소를 촉구하며 현재까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 아사히글라스에 178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를 내렸지만, 회사는 이를 따르지 않고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21일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회사와 하청업체(GTS), 히라노 다케시 대표이사 등을 고소한 데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고소한지 2년 5개월 만이었다. 노조는 1월 9일 무혐의 처분을 내린 김도형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소했고, 19일에는 대구고검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구미 국가4산업단지에 입주한 일본기업 아사히글라스는 토지 무상임대, 지방세, 관세, 법인세 감면 등 여러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만 지급하는 등 부당한 처우가 이어지자 노동자 170여 명은 2015년 5월 29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노조 설립 한 달이 지난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는 하청업체 GTS에게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문자로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