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시청 농성 택시 노동자, 업체 '불법 휴업' 고발

업체 대표, "동의서 써야···다수 노조 파업 중이라 파업 끝난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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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8 18:15 | 최종 업데이트 2020-01-08 18:15

경산 시청을 9일째 점거 중인 택시 노동자들이 경산시 2개 택시 업체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 복귀를 하려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업체가 업무 복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다. (관련기사=경산 택시노동자들 세밑에 시청 로비 점거 농성('19.12.31))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따르면, 택시 업체는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휴업하려면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경산시는 현재 A 택시 업체 택시 115대 중 10대, B 택시 업체 택시 113대 중 82대가 휴업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산시는 현재 농성 중인 일부 노동자들이 파업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하고 지난달 26일, 이달 5일 두 차례 업체에 업무 개시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파업 종료에도 업무를 주지 않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체 측은 임금 소송 등 복귀 이후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한 노동자만 업무에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파업도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 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A 택시 업체 대표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앞으로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써야 한다. 복귀 이후 소송을 제기하면 업체는 운영할 수가 없다"며 "파업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배차할 의무가 없다. 다수 노조인 한국노총(전택노련) 쪽이 아직 파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8일 오전 10시 30분, 유병제 대구대학교 교수와 택시 노동자는 경산경찰서에 택시 업체를 고발했다. 이어 오전 11시, 민주노총 경산지부 등 11개 단체는 경산시청 택시 노동자 농성장에서 '택시 업체 불법 휴업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8일 오전 11시, 경산시청 농성장에서 택시 업체 불법 휴업 고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사측이 요구하는 동의서에는 최저임금 소송 취하, 유류비 반환 소 취하, 퇴직금 중간 정산을 강요하는 독소조항이 있다. 결코 서명할 수 없다"며 "파업을 철회했는데도 휴업을 지속하는 것은 불법이며, 즉시 운행을 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택시 노동자들은 내년 1월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시행을 앞두고 기준급 설정 등 시행 방법 견해차로 11월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이후 파업을 해제하고 업무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택시 업체는 유류비 소송, 임금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의서 작성을 요구했다.

▲경산 한 택시업체가 파업 복귀 노동자에게 받은 동의서

택시 노동자들은 해당 동의서 내용 일부는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임금 소송을 앞으로 제기하지 않는다"는 항목에 반발하고 있다. 임금 소송이란 지난 4월 대법원 판결로 택시 노동자들이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 임금에 대한 소송을 말한다.

법인택시노동자 급여는 고정급 월급과 초과운송수입금으로 분류된다.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 요금에서 사납금을 빼고 남는 금액이다. 당초 초과운송수입금도 최저임금 산출에 산입됐지만, 2009년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 산출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급여는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계약서상 소정근로시간만 줄이는 방식으로 시간당 급여만 증가시켰다. 계약서상으로만 최저임금을 맞춘 셈이다. 지난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소정근로시간을 줄여서 실제 급여 증가 없이 외형상으로만 최저임금을 맞춘 것이 탈법이라고 판결했다.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임금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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