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덮친 대구 노동절…민주노총, “재난 기간 해고 금지”

"IMF 이후 최대 위기...기업 금융 지원 해고 금지와 연계해야"
"현장 노동자 영혼 갈아 막은 코로나19...2차 펜데믹 대비해야"

17:08

코로나19 확산 속에 130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은 민주노총 대구본부가 재난 기간 해고 금지, 전국민 고용보험 적용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29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미래통합당 대구시당 앞에서 ‘130주년 세계 노동절, 2020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매년 노동절을 맞아 대구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기자회견으로 대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50여 명이 모였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지난 한 해 투쟁해 막아내고 지켜온 노동법을 코로나19 위기 속에 자본과 정권은 무자비하게 밀어붙일 것이다. 코로나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노동자에게 총고용을 보장하고 해고를 금지하는 법부터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며 “오늘 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우리는 6월 광장으로 나가 모든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노동자들은 IMF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 집단해고, 희망퇴직, 휴직 등 노동자의 고용안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 대책 밖에 있는 특수‧간접고용, 플랫폼노동, 작은 사업장, 단기고용, 프리랜서 등 수백만에 달하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본부는 “정부는 천문학적 규모의 기업 지원 조치를 발표했지만, 고용·실업 및 노동자 지원 대책은 매우 부실하거나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며 “고용유지를 위한 가장 실효적인 대책은 기업에 대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해고 금지와 연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와 공공적 사회서비스 또한 그 허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부족한 공공의료시설과 인력을 대신하여 수많은 현장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을 쏟아부어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며 “보다 넓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은정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대구지부장

신은정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장은 “지난 70일 동안 대구는 전쟁터였다. 갑자기 쓰러져나가는 환자를 돌보기 위해 대학병원, 요양병원 노동자들은 영혼을 갈아 넣는 심정으로 일했다. 방호복 하나를 생명줄로 잡고 싸웠다”며 “일선 노동자의 희생과 눈물로 겨우 확진자를 줄였는데 대구시는 마치 훌륭한 방역을 한 거처럼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은정 지부장은 “병원 노동자뿐 아니라 밀접 접촉자와 자가격리자를 돌본 공무원 노동자도 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과 씨름한 부모님들도 있다. 많은 대구시민이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해왔다”며 “오는 가을 2차 펜데믹이 온다고 한다. 준비를 더 단단히 해야 하지만, 우리 사회는 불안하기 그지없다. 노동자가 아프면 쉬고, 코로나로 격리돼도 먹고 살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가 가르쳐준 교훈으로 세상을 바꿔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와 생존권 투쟁 ▲해고 금지와 생계 소득 보장을 통해 사회양극화, 불평등, 차별 해소 투쟁 ▲전국민고용보험제도 등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 투쟁 ▲비정규직 철폐와 전태일법(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등) 쟁취 투쟁 ▲경제 위기에 노동자민중에 고통을 전가하려는 정부와 재벌, 대기업에 맞선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130주년 세계노동절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