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철폐의날 “4월 20일만 국민…대구시, 탈시설 앞장서야”

420장애인연대, 집회 후 장애인시설 점검 정책토론회 개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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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희 씨는 발달 장애를 가진 19살 아들이 있다. 구 씨는 매년 4월 20일이면 아들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다. 장애인에 관심 없던 세상은 이날이면 아들을 “단 하루 만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날은 ‘장애인의 날’이다.

“핸드폰을 보는데 ‘나의 사망일 알아보기’라는 앱이 있었어요. 내 이름을 넣어보고 아들 이름을 넣어봤어요. 이 마음을 아십니까. 저희 부모들의 마음입니다. 부모가 가고 나면 시설밖에 갈 곳이 없어서 생각만 해도 속이 상합니다.”(구영희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회장)

이날 오전 10시 30분,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집회를 열었다.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등 31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부른다.

이들은 특히, 탈 시설·자립생활 보장을 요구한다. 장애인 집단 수용시설에서는 입소자 인권 침해 문제가 자주 불거졌기 때문이다. 최근, 대구에서도 장애인 집단 수용시설의 인권 침해 문제가 잇달아 불거졌다. (관련기사:장애인시설 인권침해 또 드러난 대구…‘민주’시설은 없다)

420장애인연대는 “지금도 한국 사회와 대구시의 장애인 복지가 처참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 사례로 ▲2015년 12월 사회복지법인 성보재활원 시설에서 일어난 장애인 노예노동 강요 등 인권침해 ▲2016년 3월 대구 동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생계난으로 지적장애 자녀를 목 졸라 살해한 사건 등을 꼽았다.

이들은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보장과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 권리 보장 등 지역사회 내 지원체계 구축을 대구시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박명애 420장애인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어릴 때부터 앉은뱅이란 말 정말 싫었다. 기죽고 살았다. 학교도 못 가고 방구석에서 살았다”라며 “더 못한 시설에서도 산다. 이렇게 우리가 밖에서 요구하지 않았으면 예전보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영희 회장은 “동네 주변을 돌아보면 경로당, 복지관은 많다. 그런데 장애인이 갈 곳은 없다”라며 “(결국 장애인은) 인권 비리시설로 갈 수밖에 없다. 장애인 지원 체계 갖춰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1시간가량 집회를 열고 대구 시내 일대를 행진했다. 행진 후 대구시청 앞으로 자리를 옮겨, 대구시에 ‘장애인 시설 비리·인권침해 해결 및 탈시설 정책 점검을 위한 대구시 정책토론회’ 개최를 요구했다.?18세 이상 대구시민 300명 이상 서명해 대구시에 요구하면 정책토론회 개최를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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