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2016년 5월까지 대구 지방의원 해외연수보고서 검증
총 60회 연수 중 확인 가능한 보고서 54개…대부분 포털 백과사전 표절

7월이면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의회에 들어간 대구시의원, 구의원들이 꼭 2년 차 임기를 채우게 된다. 4년 임기 중 절반, 축구로 따지면 전반전이 끝난 셈이다. 이제 곧 후반기를 이끌 의장도 새로 뽑고, 상임위도 일부 변화가 생긴다. 새로운 의회가 시작되는 것이다. (관련기사 : 대구 지방의원 2년간 해외연수 비용 6억 9,900만 원)

<뉴스민>은 지방의원들의 새로운 2년을 앞두고, 특별한 검증 작업을 해보기로 했다. 해마다 탈이 나는 지방의원 해외연수가 그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해외연수보고서. 의원들은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나서 15일~30일 이내에 연수보고서를 작성, 제출해야 한다. 이는 국회의원(귀국 후 20일 이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회도, 지방의회도 이를 잘 지키지 않거나 부실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지난해 11월 19대 국회를 대상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들은 2012년 5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의원외교’ 명목으로 총 283회 다른 나라를 방문했다. 당연히 비용은 세금으로 충당했다. 이 중 9월까지 공개한 보고서는 175건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해당 연수나 외교활동이 정말 참여 의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검증 자료다. 해마다 이 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대구 지방의원 해외연수 보고서의 부실함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된 적 없다.

해여왼수인포(수정)

총 60회 연수 중 공개된 보고서 54건 분석
대구시의회 30건, 구⋅군의회 24건

<뉴스민>은 대구광역시의회와 대구 8개 구⋅군의회 등 9개 의회 의원들이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다녀온 60건의 연수 중 각 의회 홈페이지 또는 인사혁신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확보 가능한 보고서 54건을 입수 분석했다. 지방의원은 보고서 작성 후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보고서가 확인되지 않은 6건 중 4건은 제출 기한이 도래하지 않은(6월 2일 기준) 연수다. 이 4건을 제외한 두 건은 제출 기한이 이미 지난 보고서였지만, 각 의회 홈페이지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두 건 중 하나는 김의식 대구시의원이 지난해 8월 11일부터 8월 13일까지 일본을 다녀온 연수보고서고, 다른 한 건은 달성군의회가 올해 4월 태국과 미얀마를 다녀온 보고서다. 4월 17일부터 22일까지 다녀온 이 연수보고서는 ‘대구광역시 달성군의회 의원 공무 국외여행 규칙’에 따라 귀국 후 15일 이내에 공개해야 하지만 6월 3일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의회 관계자는 “김의식 부의장님 일본 가신 건 시장님과 히로시마 가신 건데, 이건 아마 우리 쪽에서 안 하고, 시에서 처리했을 것”이라고 밝혔고, 달성군의회 관계자는 “취합해서 올려야 하는데, 다른 행사와 개인 사정으로 일정대로 올리지 못했다. 6월 7, 8일에는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회별로 구분하면 54건 중 30건은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보고서고, 24건은 8개 구⋅군 의원들의 해외연수보고서다. 시의원들은 해외연수 명목이 아니어도, 대구시의 각종 협약 체결 또는 교류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8개 구⋅군 중에서는 수성구가 10건으로 가장 많다. 수성구는 매년 연수팀을 2~5개로 쪼개 움직여서 의원 개인별 방문 횟수는 다른 구⋅군의회와 차이가 없지만, 방문 국가는 다른 의회에 비해 많았다.

포털 백과사전 “참고”? 출처 표기 9건에 불과
일부 보고서 ‘소감문’, ‘견학 시사점’ 등도 짜깁기

<뉴스민>은 확보한 보고서 전부를 인터넷 표절 검증 사이트를 활용해 표절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연수보고서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의 백과사전이나 블로그, 다른 의회나 공공기관의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 짜깁기하거나 표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부분의 보고서가 연수 목적과 관계없는 연수 국가나 연수 도시 설명으로 보고서 내용 대부분을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털 백과사전이나 블로그, 다른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의회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연수국이나 도시의 객관적 사실을 확인해 담아내려 보니 생긴 일”이라며 백과사전이나 블로그를 “참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도 최소한의 출처 표기도 하지 않은 보고서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확인된 보고서 54건 중 9건만이 출처를 표기했고, 이마저도 ‘네이버 백과사전 참고’처럼 뭉뚱그려 표기해 ‘참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포털이나 보고서, 블로그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부 보고서에서는 객관적 사실이 아닌 내용에서도 짜깁기한 흔적이 발견됐다. ‘우리 구(區) 적용방안’, ‘배우고 느끼다’, ‘견학 시사점’, 의원 개인 소감문 등 의회나 의원별 개별성이나 독창성이 드러나야 할 것으로 보이는 내용에서도 인터넷 블로그나 다른 보고서와 토씨 하나까지 일치하는 문장, 문단이 여럿 발견됐다.

한편, 이번 검증 작업은 웹상에 공개된 텍스트를 대상으로만 표절 여부를 확인했다. 때문에 웹에 공개하지 않은 출판물에 대한 표절 여부까진 검증하진 못한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보고서 대부분에서 상당한 수준의 표절이 확인된 만큼 향후 보고서 작성과 해외연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엄정한 공무 수행이 이뤄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민>은 구⋅군 의회와 시의회 별로 표절 여부를 확인한 기사를 순차적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tele
Print Friendly, PDF & Email